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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값 내리니 농심 목표주가↓ … 소비자 희색·투자자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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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되로 받고 말로 준 격이다.” (한화증권)

“실적 개선을 반납했다.” (KB투자증권)

3일 증권사들은 이런 분석 보고서들을 쏟아냈다. 전날 라면 가격 인하를 발표한 농심에 대해서다. 소비가 살아나고 원재료인 밀가루 값까지 떨어져 올해 대폭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했는데, 라면 값을 내려 이익이 줄게 됐다는 게 한목소리였다. 증권사들은 라면 값 인하에 따른 농심의 올해 영업이익 하락 폭을 200억~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라면 값 인하가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꼭 달갑지만은 않은 셈이다.

한화증권 박종록 연구원은 “항상 라면 값 인상을 주도했던 농심이 여론에 밀려 처음으로 가격을 내리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농심 주도의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래 수익에 장기간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농심 등 식품업체에 대해서는 “밀가루 같은 원료 가격이 내렸는데 서민의 먹을거리인 라면 등은 그대로”라는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다.

증권사들은 이날 일제히 농심의 목표 주가를 낮췄다. 증권사별로 26만~30만원이던 12개월 목표 주가는 24만~27만원으로 조정됐다. 여기엔 최근 롯데마트가 자체 브랜브(PB) 제품인 ‘롯데라면’을 출시하고 계열 수퍼·백화점·할인점 등 전 유통 채널을 통해 대대적인 판매에 나섰다는 소식(본지 2월 1일자 E8면)도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 농심 주가는 전날보다 4000원(1.81%) 오른 22만5000원에 마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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