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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 개발 기술 성공적 … 10년 내 핵 탄두 장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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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 국방부는 ‘2010 국방검토보고서’를 통해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북한·이란 등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미 해군 이지스함이 2007년 1월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MD 실험 모습. [하와이 AP=연합뉴스]

미국은 10년 가까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곳에서 대규모 전쟁 중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동시에 두 곳에서 대규모 재래전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군사전략을 준비해 온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전쟁 결과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게다가 새로운 안보 위협은 더욱 커졌다. 미 국방부의 2010 QDR 보고서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일 2011년도 국방예산안과 오바마 정부 첫 QDR 보고서 설명에 나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우리는 당초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전쟁을 치른 적이 거의 없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제 국가안보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안보 위협 대비에 초점=과거 ‘2개의 전쟁’ 원칙은 대규모 재래식 전쟁에 입각한 전략이었다. 반면 새롭게 추가한 ‘보다 광범위한 안보위협 대비’ 원칙은 이슬람 과격 조직 등 ‘비(非)국가 분파’들의 고성능 무기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격 테러리스트들이 고성능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상황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국지전 성격의 테러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무인항공기(UAV) 도입을 늘리고 특수부대를 증강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무인항공기를 단계적으로 늘려 2013년까지 전투구역당 40~50대, 2015년까지는 최대 65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또 상황에 따라 미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동맹국의 안보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예컨대 알카에다의 섬멸을 위해 이 단체의 새로운 본거지로 떠오른 아라비아반도 내 예멘 정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얘기다. 게이츠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동맹국의 안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북한이 주요한 안보 위협 국가= QDR 보고서는 “북한이 국제적인 규범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스템의 활발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 상당수는 이라크가 91년 걸프전 당시 사용했던 스커드급 미사일보다 정밀하고 사거리도 더 길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국방부는 이날 함께 공개한 ‘탄도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에서 “만약 북한이 자신들의 안보전략을 바꾸지 않는다면, 향후 10년 내 성능이 입증된 미사일 시스템에 핵 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성능이 개선된 고체 추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만들었고, 이동용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도 개발하고 있다”며 “2006년과 2009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비록 실패했지만,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많은 기술들은 성공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미셸 플러노이 국방정책 담당 차관은 1일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방어 노력은 북한과 이란에 의한 미사일 도발을 저지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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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후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보고서는 “주한미군은 현재 가족을 동반하는 형태로 전환 중”이라며 “이 제도가 완전히 시행되면 주한미군을 한국으로부터 전 세계의 비상사태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략적 유연성’ 의 시행 시점이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 3년 근무제가 정착한 이후가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가족 동반 없이 대부분 1년 단위로 한국에 머물러 왔으며, 향후 3~4년 내에 가족 동반 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QDR(Quadrennial Defense Review)=미 국방부가 4년마다 한 번씩 작성해 의회에 제출하는 국방정책검토보고서를 말한다. 그 시점에서 미국이 당면한 미래의 안보 위협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미국의 포괄적인 군사 대응 전략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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