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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디플레 위험 더 큰데…” 출구전략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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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위험이 더 크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에게 출구전략은 한가한 소리다. 그는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통화량이 줄면서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많이 풀린 통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그동안의 우려와는 반대다.

또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선 미국과 유럽·일본 경제를 모두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5.7%를 기록한 데 대해 그는 “큰 숫자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보잘것없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성장의 절반 이상이 재정·통화 정책에 의존한 소비와 이런 소비가 늘어나면서 줄어든 재고를 다시 쌓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 미국의 하반기 성장률은 1.5% 정도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자신에게 붙은 ‘닥터 둠(doom·암울)’이란 별칭에 대해 “이제 싫증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위기의 위험을 미리 경고했던 그는 2008년 8월 뉴욕 타임스(NYT)에 소개되면서 이 별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CNBC 인터뷰에서 그는 ‘닥터 리얼리즘(realism·현실주의)’을 새 별칭으로 제안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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