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나는’ 위그선 군산에 생산단지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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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위그선 생산 협동화단지’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1일전북도청에서 열렸다.[전북도 제공]

위그선은 ‘바다 위를 나는 배’ 또는 ‘바다 위의 KTX’로 불린다. 1∼3시간이면 중국이나 일본에 닿을 수 있을 만큼 초고속이다.

항공기처럼 뜨고 내리지 않아 에너지 소비량은 적다. 배 한 척의 가격이 700억원(300인승 기준) 이상 나갈 만큼 고가이다. 때문에 위그선 사업을 선진국마다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군산에 위그선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1일 전북도청에서 김완주 전북지사와 문동신 군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그선 생산 협동화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위그선 생산 협동화단지는 군장국가산업단지의 중부발전 부지에 9만9700㎡ 규모로 들어선다. 내년 7월까지 1000억 원 이상을 투자, 위그선 생산 및 조립 시스템을 갖춘다

단지에는 윙쉽중공업·윙쉽테크놀러지·세진기술산업·디에스케이·동강엠텍 등 5개 업체가 입주한다. 올 하반기 40인승짜리부터 생산한다. 내년에는 350~4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위그선 건조에 나선다.

350인승 위그선조감도.

대형 위그선은 2012년 5월 여수엑스포에서 시범 운항한 뒤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5년부터는 연간 20여척의 위그선 판매가 가능해 1조 원의 매출과 16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북도는 추정한다.

단지 입주 업체 가운데 윙쉽중공업은 위그선 개발에 필수적인 10대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군산자유무역지역에 40인승 이하의 소형 위그선 건조 공장을 착공했다.

4만3000㎡에 2012년까지 조립·부품 공장과 자재창고 등을 완공할 예정이다. 윙쉽중공업의 기술연구소인 윙십테크놀러지는 설계작업을 전담한다. 두 회사는 500여억원을 투자한다.

세진산업기술은 선박 의장품을 만드는 부품업체이다. 디에스케이는 엔진 관련 추진시스템을 생산한다. 동강엠텍은 항법 네비게이션 등 선박장비 생산 업체로, 서울 공장을 군산으로 옮긴다.

이춘희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은 “차세대 해양물류·여객운송 수단인 위그선을 만드는 클러스터가 군산에 들어서면, 미래 블루오션 시장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위그선=위그(WIG)는 ‘Wing In Ground-effect’의 첫 글자들을 딴 약어다. 수면으로부터 1~5m 위로 떠 달린다. 1979년 러시아가 시속 350㎞짜리를, 85년 시속 500㎞짜리를 개발해 상륙정으로 실전에 투입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수면과 날개 사이에서 비행기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려고 하는 양력이 발생, 일부가 물에 잠겨 운항되는 배보다 서너 배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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