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지도사’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도우미 역할 돋보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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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양성 중
공교육 교원들의 직무연수과정까지 범위 넓어져

최근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한다.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 실시 확대와 더불어 외고, 특목고의 학생 선발을 위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인해 교육환경이 일대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전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주입식 일변도의 줄 세우기 교육이라는 점은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로 인한 폐해는 교육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몫으로 고스란히 전가되어 연간 20조원이 넘는 비용을 사교육에 쏟아 붓는 이른바 사교육 공화국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교육에 관한 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사회에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의 반성에서 출발한 정부 교육개혁정책은 공교육 정상화와 계층간 교육 불균형 해소에 목표를 두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바뀐 입시제도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고 불안하다.
“자기주도학습이 뭔지 잘 몰라요. 그냥 스스로 공부하는게 자기주도학습 아닌가요?” 라고 반문하는 어느 학부모의 말에서 자기주도학습은 아직까지 생경하고 낯설 뿐만 아니라, 학생들조차도 자기주도학습이 자율학습인지 독학인지 헛갈리기만 한다.

이런 가운데 전국 16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과정을 마치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아직까지 낯설어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하는 초등학교 교감 출신의 이정구씨(57. 경기 이천)는 “하지만 며칠 동안의 자기주도학습 캠프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같이 토론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자기주도학습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다 보니 아이들 스스로가 점점 변화해서 깨우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한다.

이정구씨는 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을 1기로 수료하고 재교육 과정을 거쳐 겨울방학 중 실시한 자기주도학습 캠프에 강사로 참여 중이다.

“초등학교에서 교감을 마지막으로 퇴직한 이후 아이들을 위해 교육쪽으로 봉사할 일이 없나 생각하던 차에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을 발견하고 즉시 수강을 시작하였다”는 이씨는 “아이들이 사교육에 치이고 엄마 손에 붙들려 이런저런 학원을 기웃거리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자기주도학습은 최근의 교육 환경 변화와 더불어 학생들이 평생 지녀야 할 좋은 습관”이라는 이씨는 초심으로 돌아간 초보 교사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라며 활짝 웃는다.


◆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전국 16개 대학에서 양성 중
작년 6월 전국 16개 대학에서 첫 수강생을 모집한 이후 벌써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을 수강 중이라고 한다. 주로 교육계 종사자와 주부 및 자기주도학습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많이 수강 중이다.

“교육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다. 하지만 정작 학생과 학부모는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학생 스스로 올바른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기엔 역부족이다”고 이야기 하는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의 이미숙씨는 “우리 대학 사회교육원에 개설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돕기 위한 전문 인력 양성 과정으로 80시간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교육과정을 제공함과 동시에 엄격한 수강관리를 통해 수료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외부 제휴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방과 후 학교 교사, 자기주도학습 캠프, 상설 교실 등에 취업 연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이야기 한다.

현재 8기를 모집 중인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은 전국 16개 대학이 공통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공립대학은 서울교육대학교, 전남대학교, 제주대학교, 충남대학교 4개 대학에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그 외 한양대학교(서울,안산), 인하대학교, 동국대학교, 영남대학교, 동아대학교 등 사립대학들에 개설되어 있다.(표 참조)


◆ 공교육 교원을 위한 직무연수 범위 확대까지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강좌는 ‘백설공주 자기주도학습지도사 되다’라는 과정 명으로 현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사제동행 원격교육연수원에서 공교육 교원을 위한 직무연수과정으로도 운영 중이다.

작년 10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사 및 인가를 득하여 전국 교원들을 위한 원격직무연수과정으로 등록된 교육과정은 30시간 2학점 및 60시간 4학점 각 2개 과정으로 운영 중이며, 교원들의 호응에 힘입어 1월 현재 1,500명에 이르는 교사가 직무연수를 수강하였다.

“30년의 교직생활을 하는 가운데 나름 학생들을 많이 이해하고 잘 가르치고 있다고 자부하던 내게 반성의 기회를 가져다 준 강좌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이해하며, 아동들의 특성과 교사의 자질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는 연수였다. 새 학년을 맞는 올 삼월은 시행착오를 덜 겪으리라 생각된다.”라고 연수 소감을 이야기하는 김경순교사(충북 음성 수봉초등학교)외에 많은 초, 중등학교 교원들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함과 동시에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한 종합 선물 셋트와 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왜 자꾸 이 교육과정을 공부할수록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지는 것일까? 우리 아이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고개를 억지로 들고 있다가 이내 잠 속으로 빠지는 아이, 선생님 얼굴 봐서 억지로 한 시간을 버티는 아이, 야간자율학습시간 내내 교과서 두 페이지도 못 읽는 아이... 선생으로서 그냥 막연하게 공부하자는 말 밖에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고 힘들었었는데 이번 강의 듣고 그 해답을 얻게 되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공부하는 원리와 방법이, 그리고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까지 모든 것이 다 제시되어 있는 이번 강의를 들으며 단순히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도 새롭게 다지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정선희교사의 연수소감에서 전국의 공교육 교사들도 바쁜 업무와 수업으로 짬을 낼 수 없는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어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공교육의 작은 희망이 엿보이는 것은 억측일까?

조인스닷컴 장혜선기자 jhshj23@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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