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미 삼백석 모읍니다" 전남 곡성군 심청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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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양미 삼백석'을 모아 시각장애 노인들의 눈을 뜨게 해 드립니다."

심청의 고장으로 알려진 전남 곡성군이 저소득층 시각장애 노인들에게 무료 개안수술을 해 주기 위해 현대판 '공양미 삼백석'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14일 시작하는 심청축제 행사의 하나인 이 운동은 전남지역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펼쳐진다. 모금은 현금이나 쌀.보리 등 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곡물로 한정하고 있다.

공양미 삼백석(한석 144kg)은 80kg들이 쌀 540가마로 시가로는 9000여만원. 그러나 곡성군은 효의 상징적 의미로 이 운동의 이름을 '공양미 삼백석'으로 부르기로 하고 모금 목표액을 5000만원으로 정했다.

성금은 전남지역 60세 이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백내장.녹내장.당뇨성 망막증으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노인들의 개안수술을 해 주는 데 쓰인다. 5000만원으로 이런 노인 250명을 수술할 수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공양미 삼백석'모으기 운동은 열흘이 지난 11일까지 전국에서 1000여만원이 걷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운동으로 개안수술을 받은 노인은 지금까지 450여명에 이른다.

이영진 심청축제위원장은 "이 운동은 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의 시각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개안수술을 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곡성군을 심청의 고향으로 보는 것은 오산면에 있는 사찰 관음사(301년 백제 분서왕 때 건립) 사적기에 '그녀(심청으로 추정)의 아버지 원량(元良)은 소년(少年)에 그만 눈이 멀었다. 장님의 처지로 어린 딸을 등에 업고 이집 저집 젖 동냥으로 키운 딸이 홍장이었다'고 기록돼 있는 부분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곡성군은 이를 근거로 1999년 연세대 국문학과 설성경 교수팀에 의뢰, 심청의 고향이 곡성군이라는 고증을 받아냈다.

곡성=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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