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전기공업고(수도공고)를 운영하는 한국전력 관계자는 31일 “UAE 과학기술고(IAT·Institute of Applied Technology) 학생 50명이 올여름 수도공고를 찾아와 4주 과정으로 전력 관련 기술을 배우게 된다”며 “앞으로 매년 IAT 학생 50명이 수도공고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IAT는 UAE 왕족이 운영하는 과학 영재 학교다. 이 학교 학생들은 6~8월께 수도공고에서 전기·기계 관련 과정(각 25명)으로 나눠 총 120시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UAE 측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과 기계를 운용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 측에 고교 수준의 교육기관 간 교류를 요청했다. 한전 관계자는 “UAE 측은 관련 분야 고교 강좌 개설과 교과 과정 및 교재를 제공해 줄 것을 희망했다”며 “한전이 수도공고를 세운 재단인 데다 졸업생들이 원전에서 전력 운용 업무를 많이 맡기 때문에 연수처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원전이 설치되면 관련 운용 인력만 7000~8000명이 장기간 필요하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수도공고 황해룡 교사는 “현직 교사가 조만간 UAE로 가서 IAT 학생들을 지도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최초로 고교 교육을 UAE에 수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도공고에서 연수를 받은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2012년 원자력교육원에 다시 와 원전 기술도 추가로 배우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본국으로 돌아가 능력을 인정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한국에 다시 와 세부적인 원전 기술을 배우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고교 간 교류가 성사된 데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대한 UAE 왕족의 관심이 컸던 것도 작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수도공고 측은 교사 한 명이 IAT 학생 한 명을 주말에 집으로 불러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하루에 다섯 번 기도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슬람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에 기도실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강성봉 직업진로교육과장은 “이슬람 학생들이 대거 국내 고교에 와 교육을 받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