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고 믿을 만” 천일염 직거래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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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국 등에서 수입한 소금은 우리나라 갯벌 염전에서 생산한 국산에 비해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이 적다. 또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국산보다 많아, 이를 사용해 김장을 하거나 간장·된장·고추장 등을 담그면 쓴 맛이 난다. 김장이나 장류는 잘못 담그면, 오랜 동안 식탁에 악영향이 미친다.

식당들은 장사에 큰 타격을 받는다. 때문에 소금만큼은 각별히 신경을 써 좋은 것을 골라 써야 한다. 큰 음식점의 경우 검증된 소금 집에서만 사 쓰지, 섣불리 거래처를 바꾸지 않기도 한다.

천일염의 직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등을 속아 구입하지 않기 위해 신안지역 등의 생산자들로부터 직접 매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신안군에 따르면 군내 염전 어민들의 택배 판매량이 2007년 8만7000여포대이던 것이 2008년 19만여포대로 늘었고, 지난해는 다시 38만9000여포대로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70만포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군은 천일염 직거래 촉진을 위해 2007년부터 택배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 천일염은 보통 30㎏ 포대당 가격이 2만원 안팎이고, 택배 비용은 5000~6000원이다. 군은 택배 비용 중 2500원씩을 어민들에게 지원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보조를 받은 어민 수와 물량이 첫해는 221명 8000여포대에 그쳤다. 그러나 2008년 518명 6만여포대로 증가했고, 지난해는 683명 21만6000여포대로 1년 사이 2.6배가 늘어났다.

지난해 택배 판매를 가장 많이 한 신의도의 강주등씨 형제는 3만5000여포대나 팔았다. TV에 5부작 ‘6형제 소금밭, 소금꽃 폈네’가 방영된 덕을 톡톡히 봤다. 비금도의 문재기씨도 1만2000여포대를 판매했다. 문씨는 전국에 약 1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하루 소금’ 등 고품질 소금만 엄선해 파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회국 신안군 천일염산업과장은 “수도권과 영남권에 천일염을 믿고 살 만한 곳이 드문 데다 소비자들이 현지 생산자들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 택배를 통한 직거래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직거래 가격이 농협이나 중간상인에게 넘기는 포대당 6000~8000원보다 훨씬 비싸, 염전 어민의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산 천일염은 가격이 국산에 비해 절반 이하이다. 일부 상인은 중국산을 국산으로 포대갈이를 하거나 섞어 팔곤 한다.

신안군에서는 818명의 어민이 2151㏊의 염전에서 연간 20만t 안팎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천일염 구입 문의: 신안군 천일염산업과 061-240-8348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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