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당 로스 페로 "부시 지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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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혈전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는 경합 지역을 방문, 막판 표몰이에 온 힘을 쏟았다.

○…고어 선거 진영은 막판에 불거진 부시 후보의 음주운전 혐의 체포사실을 대통령 자질론으로 연결, 박빙의 균형을 자기쪽으로 유리하게 끌어오기 위해 흑색선전을 불사하는 불꽃 튀는 유세전을 펼쳐 부시 후보 진영을 긴장시켰다.

민주당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존 케리는 부시 후보의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부각하려고 "51명의 미인이 참가하는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참가자들은 인종과 피부색.이념이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면서 "그것은 이들 모두가 부시 후보보다 미국의 현안에 대해 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점" 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부시 후보는 5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민주당이)전화나 TV광고로 사실을 날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7일 낡은 정치를 몰아낼 것" 이라고 말했다.

○…환경주의자 랠프 네이더는 당초 선거 막판에 고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으나 끝까지 사퇴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는 유효득표의 최대 5%까지 득표가 가능하다. 만일 그의 유효득표 5% 획득이 현실화할 경우 다음 대선 때는 중앙정부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더 큰 변수는 네이더의 약진이 고어에겐 치명적이란 점이다.

민주당은 "네이더를 찍는 건 부시를 찍는 것과 똑같다" 고 공격하고 있는데 네이더가 과연 얼마나 득표할지가 관심거리다. 반면 개혁당의 보수주의자 팻 뷰캐넌은 1% 이하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혁당을 지지하던 갑부 로스 페로도 최근 부시 후보 지지를 선언해 개혁당은 거의 기진맥진해 있다.

이번 선거에는 고어와 부시, 네이더와 뷰캐넌 외에도 자유주의자당.자연법당.사회주의자당.헌법당에서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5일 자신의 출신주인 아칸소주를 방문, 고어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고별 유세를 가졌다.

아칸소에선 고어와 부시가 박빙의 혈투를 벌이고 있다. 클린턴은 이날 골프와 예배를 마친 뒤 민주당 집회에 참석, 고어 부통령 지지를 외쳤으며 이에 앞서 북부 캘리포니아와 뉴욕주에서도 고어에 대한 지지 유세를 폈다.

부인 힐러리의 상원의원 유세까지 겸해 4일 뉴욕주에서 열린 집회 때 클린턴은 1만4천여 지지자들을 향해 "지난 8년간 나와 힐러리, 첼시를 지지해준 데 감사하는데 한가지만 더 부탁하자. 다음 화요일에 고어를 대통령으로 선출해 달라" 고 호소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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