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댐 조성사업 지방의회도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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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고문리 한탄강댐 조성사업에 대해 지역 시민.환경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홍수예방과 용수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는 정부 방침에 맞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데다 현무암층 지질구조상 댐 적지가 아니다' 는 이유를 내세우며 연대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 댐건설 일정=건교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옛 연천댐 상류 2㎞ 지점인 한탄강 고문리 지역에 2007년 완공 목표로 총저수량 3억6천5백만t 규모의 다목적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몰 예상 면적은 20㎢. 건교부는 연말까지 기본설계에 이어 2002년말까지 실시설계를 마친 뒤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인접한 포천군 창수면 영평천에 총 저수량 2억5천5백만t 규모의 댐 건설도 준비하고 있다.

◇ 반발=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한탄강네트워크.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철원번영회 등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건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특히 연천군과 연천군 의회도 결의안을 채택하는등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조만간 전국 규모의 환경.시민단체와 연대해 공동대책위를 결성, 공청회 개최와 집회 등을 통해 댐건설 백지화 운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들은 "댐예정지 주변은 대부분 가파른 계곡을 끼고있어 조금만 비가 와도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는데다 현무암층(곰보돌)으로 이뤄져 있어 수압에 취약하다" 고 주장했다.

이중익(李重翼)연천군수는 "지반이 약한 곳에 대규모 댐을 건설할 경우 댐의 유실이나 붕괴 가능성이 있다" 고 우려했다.

李군수는 또 "댐예정지 상류의 강 폭이 1백~1백50m에 불과해 3억6천5백만t의 담수능력도 의문" 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설송웅(楔松雄)의원도 최근 수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탄강댐의 저수량이 3억여t에 달하더라도 홍수조절 능력이 거의 없다" 고 지적했다.

이석우(李錫雨.42)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사무국장은 "댐이 세워지면 화산폭발로 생긴 현무암층 계곡 지대가 사라질 뿐 아니라 천혜의 관광자원인 재인폭포도 수몰된다" 고 성토했다.

◇ 건설 불가피론=건교부는 거의 매년 대규모 홍수 피해를 당하고 있는 한탄강 유역의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댐건설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장기적으로 물부족이 예상되는 인근 지역의 안정적인 용수확보를 위해서도 댐건설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일부에서 제기되는 지질학적인 안전성 여부와 홍수조절능력에 대한 의문점 등은 연말까지 완료예정인 기본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댐건설 예정지인 고문2리 김준문(金俊文.46)이장은 "마을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국가적 사업인 만큼 협조하겠다' 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며 "그러나 대다수 주민들은 지역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댐 건설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이 빠른 시일내에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고 전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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