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박정희 전 대통령 앞 각설이타령 부른 후 새벽에 끌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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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각설이 타령'을 부르다 조사를 받은 사연을 털어놨다. 조영남은 29일 방송된 SBS '절친노트 3-찬란한 식탁'에 출연해 그때 있었던 일들을 회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군대에 있을 때 만났다. 육군회관에 중요한 모임이라고 갔더니 이애리수의 '황성옛터'를 부르라고 했다. 누가 오는 지는 일급비밀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그는 "방에 들어갔더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앞에 앉아 있었다. '황성옛터'는 시시한 노래라 생각해 더 기가 막힌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순간적으로 우리나라의 애환이 담겨 있는 '각설이 타령'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각설이 타령'을 부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썰렁해 졌고 나는 다시 '황성옛터'를 부르기 시작했다"며 "긴장한 나머지 '황성옛터'를 세번이나 다시 불렀는데 결국 가사를 잊어버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조영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들어가라'고 지시했고 다음날 새벽 6시에 지프차가 와 나를 어디론가 끌고 갔다. 거기서 왜 '황성옛터'를 세번이나 거부했는지, '각설이 타령'를 왜 불렀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았다"며 "당시에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대통령이 일년에 한번씩 육군회관에 방문하는데 '각설이 타령'의 '1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가사가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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