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해커대회 대상받은 곽현혁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마치 길거리를 걷다가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기분입니다. "

지난달 말 전북 정읍시 정인대에서 열린 교육부 주최 제1회 전국 고교생 해커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부산상고 3년 곽현혁(郭玹赫.18.사진)군. 그는 광주에 사는 컴퓨터통신 친구의 얼굴이나 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가 뜻밖에 큰 상을 받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인터넷 범죄 근절과 올바른 컴퓨터 활용문화 정착을 위해 개최된 대회에는 1차 인터넷 예선을 거친 전국 38개 고교의 '컴퓨터 도사' 1백60명이 참가했다.

과제는 망가진 시스템 복구 뒤 인터넷을 활용해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아내는 것.

郭군이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교 6년 때. 친구 따라 학원에 갔다가 게임하는 재미에 이끌려 컴퓨터에 푹 빠졌다.

무엇이든 한번 빠지면 몰입하는 성격이라 중학교 2년 때는 동네 학원에서 워드3급 강사를 할 정도로 실력이 붙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꿈같은 일을 사각 모니터 안에서는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게 컴퓨터의 매력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컴퓨터 고장수리와 구입.매매 등 상담사 역할을 많이 하지만 때로는 진짜 해커가 되기도 한다.

애인이 딴 사람을 사귀는 것 같은데 e-메일을 들여다 볼 수 없겠느냐는 친구의 고민에는 마음이 약해진다는 것.

웬만한 프로그램은 혼자 짤 수 있는 郭군은 한달 전부터 의약분업 전산프로그램 개발 회사에 정식 사원으로 취업, 학교 공부와 야간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전주=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