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세희 의학전문위원에게 물어보세요] 만성 B형감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문> 저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인데 아직도 주변에서 병에 대한 오해가 많아 괴롭습니다. 얼마전까지는 취직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젠 법을 바꿔 불이익은 안받게 됐지만 아직도 만성 B형간염을 큰 병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활동성과 비활동성 간염은 무엇이고, 형간염을 성병으로 간주한다는데 무슨 뜻인가요. (부산 L호텔 직원 M)

<답> 우리나라에는 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편견이 유난히 많습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B형간염을 예방조치만 하면 되는 2군전염병으로 분류해 간염 환자나 보유자들이 취직 제한에서 해방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입니다.

B형간염은 일상 생활을 함께 한다고 해서 전염되는 병이 아니며 실제로 병원에서도 간염환자를 격리 치료하지 않아요.

현재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간염환자에 대한 편견은 1980년대 간염 예방을 위해 술잔을 돌리지 말자는 간염예방 포스터가 한몫했습니다.

물론 술잔 돌리기로 간염이 전파되지는 않습니다. B형간염은 환자의 혈액.정액.질액 등을 통해 감염되지요.

현재 국내 B형간염 환자와 보유자(바이러스가 몸에 있지만 건강한 경우)는 전 국민의 약 7%인 2백50여만명으로 추정합니다.

수치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아직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간염 유행지역인데, 주된 원인은 백신이 없던 시절에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엄마로부터 아이가 감염됐기 때문이죠.

산모가 B형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땐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태어난 아이의 90%가 만성 바이러스 보유자가 되거든요.

이는 성인이 환자의 혈액 등을 통해 감염됐을 때 만성 보유자가 되는 확률이 10% 정도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지요. 물론 신생아에게 미리 조처를 취하면 예방이 가능합니다.

B형간염은 성관계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성병으로 분류하기는 하나 우리나라 환자의 대부분은 어머니 혹은 환자의 혈액을 통해 전염된 경우입니다.

설령 간염환자와 성관계를 갖더라도 간염 예방백신을 받아 항체가 생겼다면 감염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들은 간염 예방접종 대상이에요. 이전에는 만성 B형간염을 활동성.비활동성으로 구분했지만 최근엔 구분없이 만성간염으로 진단합니다.

이 병은 잘 관리하면 고혈압처럼 병을 진행시키지 않고 평생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없이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황세희 의학전문위원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 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