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결합하면 세계 지식 발전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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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한·인도 과학기술 협력을 강조한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 자신의 직업은 ‘선생님’이며, 자신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있어 ‘부자’라고 했다. 델리=신인섭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나흘 간의 인도 국빈 방문을 위해 첸나이로 출발한다. 이 대통령은 28~29일에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제40차 다보스 포럼’에 참석,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서 특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인도 방문 동안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 회담을 하고, 새로운 양국 관계 발전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한국이 신흥 거대 성장국인 브릭스(BRICs)와 처음으로 체결, 1월 1일 발효한 한·인도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엔진을 다는 것이다. CEPA 출범 이후 한·인도 협력사업의 핵심은 정보기술(IT)을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 인도와의 과학기술 협력은 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07년 4월 APJ 압둘 칼람(78) 당시 인도 대통령과의 합의로 발판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앞두고 지난 14일 델리 시내 전직 대통령 관저에서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을 만났다.

칼람 전 대통령은 인도의 과학자로, 청빈한 삶과 인도에 대한 열정으로 국민적 존경을 받는 지도자다.

칼람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인도를 곧 방문할 것이란 말을 듣고 매우 기뻤다. 인도와 한국은 각각 특정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상호보완적인 핵심 역량들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한·인도 두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익을 가져다 줄 공동의 임무를 지고 있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칼람 전 대통령은 “한국은 IT의 독보적인 하드웨어를, 인도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고 있다”며 “이 둘을 결합하면 한국과 인도 두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지식 시스템의 발전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적은 인구로 매우 빠른 성장을 이룩해 선진국이 됐지만 인구 12억의 인도는 이제 경제 발전을 위해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20년까지 빈곤층과 문맹 인구를 줄이고 청년들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비전 2020’을 설명한 뒤 한·인도가 함께 사회의 불평등 해소, 세계평화를 위해 협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칼람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세계지식플랫폼(GKP·Global Knowledge Platform) 프로젝트에 따라 인도 벵갈루루의 인도과학원 안에 마련된 ‘한·인도 과학기술협력 센터’가 미래 협력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기술협력센터는 기초기술연구회(민동필 회장)가 주관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운영을 맡아 지난해부터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최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플라스마(Plasma)를 이용한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연구에 성공, 인도 측과 에너지 상용화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또 인도 IT업체인 위프로에 한국 IT 인력 연수사업도 진행, 1기생 71명을 배출했고 이 가운데 13명이 인도 업체에 취업했다.

칼람 전 대통령은 GKP 프로젝트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등 지구촌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한·인도인의 핵심 역량을 하나로 묶어내 전 세계의 평화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압둘 칼람은 11대 인도 대통령(2002~ 2007년). 1931년 인도 최남단 타밀나두주 라메스와람 섬 하위계급 출신이다. 인도의 위성 발사 로켓 개발과 미사일 발사 성공의 주역으로, 인도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존재로 존경받고 있다. 미혼이다. 인도 최고 영예인 바라트 라트나(인도의 보석)상 수상.

델리=김수정 기자 su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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