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개척시대] 왜 서부개발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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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당국은 서부개발을 해야하는 이유를 세가지로 설명한다.

첫째가 국가발전 전략.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덩샤오핑(鄧小平)은 "동부 연안 발전이 달성될 때까지 중서부가 참고, 동부가 발전된 다음엔 서부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며 이때는 동부가 참는다" 는 원칙을 세웠다.

따라서 동부지역이 어느 정도 발전한 지금이 균형잡힌 국토발전을 위해 서부 개발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과정에서 3단계 발전전략을 세웠는데 첫단계인 원바오(溫飽.배불리 먹는다)단계는 80년대 말 완료했다.

이달 초 9.5(9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 계획)를 마무리하면서 열린 중국 공산당 15기5중전회(제15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는 둘째 단계인 샤오캉(小康.어느 정도 여유를 가진다)단계의 완료도 선언했다.

남은 단계는 선진국 진입을 의미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중국은 서부 개발로 선진국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둘째가 정치적 배경. 서부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대부분이 살고 있다. 티베트 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는 분리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낙후한 경제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분리 움직임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다.

지도층들이 "경제투자가 정치투자" 라며 서부에 중앙정부 예산의 70%를 쏟아붓겠다는 것은 이같은 우려를 바탕에 깔고 있다. 서부의 안정으로 국가단결과 사회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셋째가 경제적 측면.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 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본 동부 연안 산업체들에 서부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동시에 서부는 지하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중국의 3대 교역상대국인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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