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구름 속에 몸을 숨긴 수리매여
오늘도 맑은 하늘 열어보지 못한 채
내 삶의 삭정이밭 위로 또 하루해는 지고.
몸 채로 울며 칼날 보듬는 밤이 오고
한 사내 속타는 울음 긴긴 밤 뒤척이면
또 한 겹 허물을 벗는 새 아침은 열릴건가.
비 젖은 풀꽃마다 스며나는 맑은 향기
눈물겨운 색깔들로 세상 가득 채워질 때
아 나는 무슨 줄기를 튀어 거기 입술 댈 건가.
새떼도 살 곳 찾아 둥지 비우고 떠나던 날
내 상념의 새 한 마리도 봄빛 찾아 떠나갔고
길 떠난 세월과 함께 돌아오지 않았다.
김병환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3동 712-6 야음주공아파트 29동 103호>울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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