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이경자씨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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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李德善)는 27일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鄭炫埈.32)사장이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56)부회장이 6개 금고에서 모두 7백70여억원을 불법 대출받았다" 고 진술함에 따라 대출규모와 사용처에 대해 조사 중이다.

鄭씨는 검찰에서 "李씨는 동방금고에서 5백50억원, 대신금고에서 80억원, S금고에서 60억원, H금고에서 20억원, 또 다른 S금고에서 40억~60억원을 차명계좌를 동원해 부당대출했다" 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鄭씨는 李씨가 월 3부5리의 고리로 벤처기업 등을 상대로 사채놀이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李씨는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7일 오후 11시55분 鄭씨와 李씨를 특경가법상 배임과 상호신용금고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수감했다.

鄭씨는 지난 6월부터 아홉차례에 걸쳐 동방.대신금고로부터 차명으로 1백24억원을 불법대출받은 혐의다.

李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7차례에 걸쳐 동방금고로부터 타인 명의로 4백31억5천여만원을 불법 대출받아 고리사채 등에 이용한 혐의다.

한편 검찰은 이수원 대신금고사장과 출국한 유조웅 동방금고사장은 鄭씨 등과 불법대출을 공모한 혐의, 李씨 측근인 원응숙씨는 명의 대여자를 알선해준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와 관련, 금감원 간부들의 불법대출 묵인과 이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 결과 鄭씨가 금감원 장내찬 국장에게 로비자금으로 제공하기 위해 李씨에게 건넨 3억5천여만원 가운데 일부가 다시 鄭씨에게 흘러간 사실을 밝혀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일반도체의 장성환 사장은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민원해결 대가로 10억원의 로비자금을 李씨에게 전달했다는 鄭씨의 주장에 대해 '잘 모르겠다' 고 진술했다" 고 말했다.

김기찬.채병건.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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