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만루포…두산 3년만에 PO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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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프로야구 두산은 9일 광주무등경기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2회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홍성흔의 만루포를 앞세워 기아를 8-2로 물리쳤다. 두산으로서는 2001년 이후 3년 만에 맛보는 준플레이오프 우승이다. 2위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는 오는 13일 대구에서 벌어진다.

▶ 9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치고 팀의 승리를 이끈 두산 홍성흔이 준플레이오프전 MVP를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두산은 2-2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연장 12회 1사 만루의 기회에 나온 홍성흔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만루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이어 7번 안경현도 2점 홈런을 터뜨려 12회에만 무려 6점을 거두고 승리를 거뒀다.

준플레이오프 우승은 원정팀 두산이 가져갔지만 이날 경기는 오랜만에 1만4600여석 무등경기장을 가득 메운 광주팬들의 응원으로 가득차 가을축제 다운 면모를 보였다. 홈팀 기아의 붉은색 파도응원 물결이 무등경기장을 내,외야를 달궜다. 병역비리 등으로 얼룩져 외면받아온 지난 정규시즌의 썰렁한 경기장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두산의 ‘닥터K’ 박명환(27)은 3회말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한 채 4탈삼진으로 기아의 타선을 잠재웠다. 기아도 선발 김진우(21)가 4회초까지 2안타만 허용한 채 삼진 5개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양팀의 침묵이 깨진 것은 4회말. 2사 1루에 기아의 6번 손지환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무등경기장에 붉은색 파도타기 응원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흰색 막대풍선을 든 100여 두산 응원석에서도 파도의 물결은 피할 수 없었다.

볼카운트 2-2 이후 5번째 공이 두산의 에이스 박명환의 손을 떠났다. “딱-.” 홈관중의 뜨거운 기(氣)를 받은 듯 손지환의 방망이가 나갔고 백구는 115m의 아치를 그리며 좌중간 담장을 넘었다. 2점 홈런에 광주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보답했다.

두산은 그러나 5회 이스라엘 알칸트라의 홈런으로 1점을 냈고, 9회 1사 만루에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동점을 만들어냈다.
연장전. 10,11회는 양팀 모두 득점없이 끝이 났다. 12회에도 득점이 나지 않으면 4시간 경과로 무승부가 될 시점이었다.

두산은 그러나 12회 톱타자 전상열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2번 장원진과 4번 김동주가 볼넷으로 나가 만루가 됐다. 1사 이후 기회를 맞은 홍성흔은 만루 홈런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광주=최준호·남궁욱기자

◇광주전적(9일)

두 산 000 010 001 006 - 8
기 아 000 200 000 000 - 2<연장 12회>

△승리투수= 권명철

△패전투수= 최향남

△홈런= 손지환 1호(4회.2점, 기아), 알칸트라 3호(5회), 홍성흔 1호(12회.4점), 안경현 3호(12회.2점, 이상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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