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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민은행장 후보 강정원씨 "정부 간섭 없는 자율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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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달 회계규정 위반으로 혼란에 빠졌던 국민은행이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을 새 행장 후보로 결정했다. 주주총회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후보로 결정된 만큼 별문제가 없으리라는 예상이다.

정동수(상명대 석좌교수)행추위 위원장은 "국민은행이 100% 민영화됐고 외국인 주주가 77%에 달하는 만큼 외국인 후보 얘기도 있었으나 외국인 사외이사들의 양해에 따라 내국인 가운데 후보를 찾았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행장 후보 추천을 수락했다. 그는 구체적인 은행 경영과 관련해서는 "주총의 승인절차 이후에 구상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 후보는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를 1년여 다니다 홍콩인터내셔널스쿨로 유학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다트머스대학을 거쳐 플레처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79년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도이체방크 한국대표를 지내는 등 20년간 외국금융회사에서 근무해 국제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추위 관계자는 "강 후보를 비롯해 장병구 수협은행 대표, 조왕하 코오롱 부회장 등을 놓고 고심했으나 강 후보가 국제감각을 갖췄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아 행추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행추위는 그동안 20여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조직통합을 위한 리더십▶주주중심 경영에 대한 신념▶국제적 감각 및 경험▶대규모 조직 관리 경험 등 6가지의 기준에 따라 5차례에 걸친 검증과정을 통해 가장 적합한 인물을 압축해왔다.

외국인 주주대표로 행추위에 참석한 매킨지 국민은행 부행장은 "정부나 은행 내부의 간섭을 일절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후보를 뽑았다는 점에서 민영화된 은행의 행장 선출로는 모범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통합 국민은행 2대 행장으로 할 일이 쌓여 있다. 통합 이후 미뤄왔던 구조조정과 함께 영업 정상화가 급선무다. 특히 누적된 가계대출과 카드부실에서 벗어나 기존의 소매금융을 강화하면서 간접투자상품 판매, 자산운용 등 새로운 사업분야를 위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전략들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중단상태에 빠진 세계 유수 금융회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마무리하는 문제도 강 후보의 과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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