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야구, 이불로 김밥 말기 … 우리집 거실은 운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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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유아체육 전문 강사가 훌라후프로 아이와 함께 ‘움직이는 터널 통과하기’ 체육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진원 기자]

집 안에만 웅크려 운동량이 줄기 쉬운 겨울철. 아이와 밖에서 운동하기 어렵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집 안의 생활용품을 도구 삼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유아체육놀이를 제안해 본다.

박정식 기자

신체 발달별 근력·감각 활용 수준 조절

각종 유아 예체능 방송을 설계·자문하는 김도연 전문강사는 “유아 체육놀이는 신체 발달을 고려해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3~5세 유아에겐 신체 각 부위를 많이 움직이는 활동이 적합하다. 특정 신체 기술 습득이나 기초 체력 향상을 위한 운동보다 팔과 다리를 많이 움직이는 동작이 알맞다. 구부리기·펴기·밀기·당기기·돌리기·흔들기 등이 들어가는 활동들이다. 걷기·달리기·구르기·율동·체조나 공 던지기·굴리기, 줄 흔들기·돌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6~7세는 근력을 발달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힘의 강약 조절, 몸의 균형감각 등 두 개 이상의 신체 부위를 사용하는 운동이다. 2~4명이 서로 협동하는 활동이 이상적이다. 엎드려 걷기, 공 멀리 던지기, 공 세게 차기, 한 발로 중심 잡기, 2명이 공 주고받기 등이 해당된다. 초등생이 되면 이런 움직임을 좀 더 정밀화·구체화할 수 있다. 공을 지그재그로 드리블하기, 공을 던져 목표물 맞히기 등이 있다. 야구·축구·피구처럼 여러 사람과 팀을 이뤄 활동하면 효과가 높아진다. 김 강사는 “아이들마다 발단 단계가 다르므로 자녀의 신체·인지·감각 수준을 고려해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취와 칭찬으로 성격 개선에도 활용

체육놀이로 취약한 능력이나 성격도 보완할 수 있다. 활동 과정에서 목표 달성과 격려·칭찬이 자신감을 길러 주기 때문. 점프·착지하기, 상대방 수건(양말) 뺏기 등은 적극성·자신감을 기르는 활동으로 경쟁심을 유발해 성취욕을 심어 줄 수 있다. 협동성·사회성을 기르려면 2명 이상이 함께 활동하는 놀이를 권한다. 훌라후프로 기차놀이, 쟁반 맞잡고 공 나르기, 수건 맞잡고 풍선 띄워 잡기, 두 사람이 이마를 맞대고 막대 나르기 등이 해당된다.

협응력 발달 활동으론 동물 흉내 내며 걷기(엎드려 걷기), 수건을 발로 차올려 손으로 잡기 등이 있다. 이동 공간에 장애물을 설치해 난이도를 높일 수 있다. 순발력 발달엔 점프가 도움이 된다. 성장 촉진 운동으로도 권장된다. 나열한 그림책들이나 부모의 다리 사이를 건너뛰는 방법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다. 김 강사는 “부모가 함께 움직이며 모범을 보여야 효과가 높다”며 “교육 효과보다 놀이라는 눈높이에 맞춰 같이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기능이 발달하지 못한 건 경험 부족 때문”이라며 “넘어지고 일어서는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익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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