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 야외 진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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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케이블TV 홈쇼핑 업체들이 스튜디오에서만 제품을 팔다가 야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컴퓨터 생산 공장이나 농수산물 산지 등으로 무대를 옮겨 현장에서 제품을 설명하면서 판매하는 것이다.

CJ39쇼핑은 지난 8월 경기도 안산 삼보컴퓨터 공장에서 삼보컴퓨터 특별전을 생방송해 한시간에 6억원어치를 팔았다. 스튜디오에서 방송했을 때는 매출액이 한시간에 3억원 정도였다.

주부 김순미(38)씨는 "홈쇼핑은 물건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싸구려를 구입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컴퓨터 조립 현장을 생생하게 화면으로 보여주니까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고 말했다.

지난 여름 바캉스용품도 무대를 스튜디오에서 부산 해운대로 옮기자 매출이 배로 뛰어 한시간에 1억5천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달 초에는 '섬진강 매실 아줌마' 로 알려진 홍쌍리 여사가 운영하는 광양 청 매실 농원에서 매실즙 제조과정과 건강 정보를 곁들여 시간당 1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튜디오에서 방송했을 때는 시간당 6천만원 정도였다.

야외 생방송이 인기를 끌자 CJ39쇼핑은 이달들어 매주 월.수요일 오후 5시부터 한시간 동안 야외 프로그램을 고정으로 편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신선한 수산물뿐 아니라 제주도 특산물인 옥돔.먹갈치.은갈치와 돔.가자미 등의 고기를 잡는 현장을 생방송으로 소개하면서 시간당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음달에는 신세계백화점 숙녀복 매장에서 '추동 여성정장 특별전' 을 방영한다.

LG홈쇼핑은 지난 12일 올림픽공원에 마련한 야외 스튜디오에서 마라토너 황영조씨가 직접 헬스용품을 판매했다.

스튜디오에서는 한시간에 6천만원 정도 팔았는데, 야외로 나가자 1억2천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 LG전자 창원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를 판매하면서 연예인을 초청, 오락 프로그램을 곁들여 5시간 동안 생방송했다.

시간당 1억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가전제품 부문에서 판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녹용즙 등 건강식품 회사인 명세당이 위치한 경남 밀양에서 현지주민 1천여명과 함께 생방송을 해 한시간 동안 2억원어치를 팔았다. 스튜디오 때보다 매출이 배로 불어났다.

LG홈쇼핑은 25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LG화학 중앙연구소에서 주름을 완화하는 화장품을 생방송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신제품의 효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화장품을 개발한 박사가 현장에 나가 제품을 설명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토록 할 예정이다.

이 회사 신형범 차장은 "야외 방송은 위성으로 생중계하기 때문에 위성 이용료를 부담해야 하고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제작비가 한편에 2천만원 이상 든다" 며 "스튜디오 방송용의 2백만~3백만원에 비하면 제작비 부담이 7~8배 많지만 매출이 좋아 다음달부터는 야외진행을 월 2회에서 5회 정도로 늘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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