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고공비행 거칠게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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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중국경제가 고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제가 대부분 죽을 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룽지(朱鎔基)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도쿄에서 2001~2005년 연평균 7%의 성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수출증대, 그리고 내수진작을 위한 정부지출 확대 등이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 잘나가는 중국경제〓중국정부는 16일 올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8.2%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1분기(8.1%), 2분기(8.3%)에 이어 또 다시 8% 이상 고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목표 성장률(8%)을 거뜬히 달성한다.

중국의 GDP는 올 연말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수출도 상반기중 1천1백45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8.3% 늘었다.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만 1백24억달러다. 외환보유고도 세계 2.3위를 다투는 수준인 1천5백80억달러에 육박한다.

◇ 비결은 무엇인가〓최근 몇년간 중국경제는 디플레이션에 시달려왔다. 물가는 하락하고 소비는 위축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업율이 두자리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위안화 가치를 그대로 유지해온 게 상당한 부담이 됐던 것이다.

중국 정부는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 투자를 늘리면서 경기 부양을 시도했다. 올 3분기까지 정부의 고정자산 투자를 전년 대비 12.9% 늘렸다.

특히 신장지역을 중심으로 서부지역에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집중시켜 내수 진작을 도모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상반기에 1백2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발행했고 하반기에 추가로 60억달러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국가통계국은 3분기 중 소비자물가지수가 3년여만에 처음으로 0.2% 상승하는등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수출에 부가세 환급제도를 도입하는등 적극적인 수출지원 정책을 편 것도, 외국기업들의 투자확대도 큰 힘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외국자본은 3천억달러에 이르며, 올해에만 5백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고비용.저효율 구조 타파를 위해 국유기업 개혁도 줄기차게 추진했다.

◇ 향후 과제는=도농간 소득 격차가 심한 게 큰 문제다.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농업 종사자들의 올해 소득증가율은 2.5%에 불과하다. 도시 근로자들의 소득증가율(8.4%)의 3분의1도 안된다. 내년초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경우 실업 문제도 심각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WTO 가입으로 약 4천만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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