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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기준' 따라 주가도 발빠른 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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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부실기업 판정기준 발표로 부실기업들의 퇴출 위험이 가시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분류한 부실기업 판정기준(새로운 자산분류 기준 상 '요주의' 이거나 최근 3년 연속 이자 보상 배율이 1미만 기업 중 총부채가 5백억원 이상)에 속하는 상장기업은 모두 1백15개에 달했다.

이중 법정관리 기업이 28개, 워크아웃 기업 25개, 워크아웃 중 최종 부도난 기업 1개, 주식거래가 정지된 기업이 1개였다.

현대건설.LG산전.SK글로벌 등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도 이 기준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8포인트 이상 오르는 강세장에서도 부실기업 판정 기준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는 등락이 엇갈렸다.

특히 현대건설.쌍용양회.동아건설.대한항공 등 대형주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부실기업 퇴출 기준에 속한 기업들이 모두 퇴출되는 것은 아니어서 기업 내용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가 등락이 엇갈릴 것" 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은 퇴출 위험으로 주가 상승에 부담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구조조정을 위한 6조원 가량의 공적자금 투입과 부실기업 판정기준 발표 등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든 은행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빛은행이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은행주가 6개를 차지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부실기업 퇴출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하나 그만큼 불확실성은 제거돼 은행 주가에는 긍정적" 이라며 "부실기업 퇴출로 경쟁력있는 기업의 영업실적도 향상될 것으로 보여 부실 기준 선정은 증시 전체적으로도 호재" 라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엥도수에즈 W.I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은행의 막대한 부실이 여전하고, 신용경색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투자의 위험을 경고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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