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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에 선보인 안전장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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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볼보 XC60의 보행자 추돌방지 시스템.

2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0 북미 모터쇼’에 선보인 신차들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 안전장치 기술이 듬뿍 채용됐다. 북미 모터쇼는 매년 가장 먼저 열리는 국제 모터쇼로 신차들의 디자인과 기술 동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고급차부터 중형차까지 가장 많이 채용된 장치는 ‘오토 하이빔’이다. 지난해 하반기 나온 포드 토러스와 벤츠 E클래스에 달린 이 장치는 마주 오는 차량의 라이트와 앞선 차의 후미등을 감지한다. 차량이 없으면 자동으로 하이빔을 켜준다. 컴컴한 국도나 야간에 소통이 뜸한 고속도로를 달릴 때 요긴한 장치다. 벤츠 슈투트가르트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토 하이빔을 단 차량으로 장거리를 주행할 때 운전자가 하이빔을 매번 손으로 켜야 하는 동작이 사라지면서 스트레스 수치가 2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장 박동수도 10% 정도 감소했다.

토러스에 달린 오토 하이빔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약 100m 전방에서 마주 오는 차의 전조등 불빛과 앞차의 후미등 불빛을 감지해 하이빔을 자동으로 로빔으로 낮춰준다. 차량이 없으면 다시 하이빔을 켜준다. 이 장치는 올해 고급차에는 기본으로, 일반 중형차에는 고급 옵션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오토 하이빔은 아직까지 국산차에는 달리지 않았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 수출형 에쿠스에 장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볼보 XC60에 처음 장착돼 자동차 업계의 신기술로 평가받았던, 사전에 추돌을 방지하는 ‘시티 세이프티’도 고급차에는 기본 옵션으로 장착될 전망이다.

XC60에 달린 저속추돌방지시스템은 레이더로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파악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더라도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추돌을 막거나 충격을 완화해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 하반기 선보일 S60 중형 세단에는 보행자 감지장치가 들어간다.

2007년 유럽연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중 43%가 보행자였다. 이 같은 보행자 추돌사고의 경우 차량 속도가 사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속 25㎞와 비교해 시속 50㎞일 경우 보행자 사망 확률이 85% 증가한다. 이 장치는 차량 전면에 달린 2개의 레이더와 실내 백미러에 달린 전방 카메라가 핵심 기능이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차량 전방의 도로 상황을 계속 감시한다. 이때 레이더는 전방의 물체 거리를 확인하고 카메라는 어떤 형태의 물체인지 판단한다. 보행자와의 추돌이 예상되는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먼저 음향과 앞 유리창(윈드스크린)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빛을 점멸해 경고한다. 이때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량 스스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을 멈춘다.

이런 능동형 안전장치는 벤츠·BMW·아우디·렉서스 등에서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연말 나올 신차에 대부분 탑재된다. 현대차도 이런 능동형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용화까지는 2, 3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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