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마이크로시스템즈 스콧 맥닐리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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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한국의 인터넷 벤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

한국을 방문중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회장 겸 CEO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추진 중인 '썬 아시아.태평양 벤처투자 프로그램' 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벤처에 2억5천만달러(약 2천7백50억원)를 투자하겠다" 고 밝혔다.

그는 "5천만달러는 지분참여 형식으로 썬이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 2억달러는 창업투자회사에 맡겨 투자를 관리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5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 아래 창투사들과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썬이 지원할 벤처는 주로 인터넷.통신.전자상거래 분야의 기반기술을 가진 기업들" 이라며 "썬의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기술 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업에 집중 지원할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

'넷 이코노미(정보 중심의 경제구조 재편)' 를 주장하는 그가 국내 벤처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것은 한국 IT분야의 빠른 성장성과 벤처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닐리 회장은 이와 별도로 "한국의 교육정보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에 20억원 규모의 '썬 엔터프라이즈 5500서버' 6대를 기증키로 했다" 고 밝혔다.

그는 "내년까지 워크스테이션과 서버 등 네트워크 장비 5천여대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 이라며 "미국의 교육 정보화에 참여했던 썬의 경험과 기술력을 살려 한국의 교육정보화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맥닐리 회장은 1984년 CEO에 취임한 이래 17년 동안 썬의 고속성장을 이끌어 왔으며 실리콘 밸리의 성공신화를 상징하는 인물. 그는 특히 인터넷의 핵심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수석개발자의 맞수로 떠오를 만큼 세계 정보기술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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