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셋이 하는 심청전 일본에 인기 몰러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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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연출가 정도연(40)씨가 2004년부터 창극을 만들며 가졌던 고민이다. “10여 명이 출연하는 창극은 규모가 커서 청중과 거리감이 있다. 반면 판소리는 한 명이 모든 역할을 다 해 드라마의 효과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3인 창극’을 고안해 서울에서 공연했다. 우선 ‘심청전’의 배역을 남녀로 구분했다. 남성 출연자는 심봉사와 스님·용왕 등을, 여성은 심청과 뺑덕 어멈 등을 나눠 소화했다. 여기에 고수까지 더해 출연진은 셋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다. 심청이 뺑덕 어멈의 탈을 쓰고 변신하는 등의 새로운 모습에 청중이 폭소했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그가 만든 ‘3인 심청전’이 일본에 진출한다. 이달 24일 일본 후쿠오카의 나고야 박물관 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한국의 전통 공예를 폭넓게 수집하고 있는 이 박물관에서 공연을 초청한 것이다. 정씨는 ‘3인 창극’을 40분 정도 소개한 후 봉산 탈춤을 2부에 넣을 계획이다.

정씨는 “‘3인 창극’의 기획 의도에 일본 관계자들이 흥미로워했다”며 “판소리를 현대의 다국적 청중에게 소개할 수 있는 최적의 사이즈를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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