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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많이 마시면 감기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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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폐와 기관지 등 호흡기가 괴로운 계절이다.

저온의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악화시키는 등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환절기를 맞이해 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령들을 살펴본다.

◇ 물을 많이 마시자〓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므로 가습기를 꺼내야 할 때다. 시판 중인 가습기는 초음파식과 가열식 두가지가 있다.

물을 끓여야하고 화상의 위험성이 있지만 따로 물을 소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가열식이 권장된다.

그러나 감기가 아닌 천식환자는 가습기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노원을지병원 내과 이상무 교수는 "실내습도가 높으면 천식을 유발하는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초래해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수분공급은 열을 내리고 기관지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기 때문. 식사 외에 하루 서너컵 이상의 물을 마시도록 한다.

◇ 약은 일찍 복용해야〓증상이 시작되자마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리렌자와 예전부터 써오던 아만타딘 등 대부분의 독감치료제는 빨리 써야 효과적이기 때문.

서울대 의대 내과 오명돈 교수는 "독감치료제는 증상이 나타난지 이틀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적" 이라며 "39도 이상의 고열과 두통,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근육통이 나타나면 감기가 아닌 독감이므로 바로 의사 처방을 받아 독감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천식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이나 비염 때 나타나는 콧물과 재채기도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코나 기관지에 뿌려주는 분무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감기는 예외다. 서울대 의대 내과 최강원 교수는 "감기 때 나타나는 고열과 기침은 감기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위한 인체의 자연방어현상" 이라고 강조했다.

약으로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휴식과 영양에 힘쓰면 대부분 1주일 이내에 낫는다.

◇ 감기와 구별해야〓기침이 나면 무조건 감기로 오인해선 안된다. 3~4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감기가 아니다.

대표적 사례는 천식. 천식과 감기는 치료가 전혀 다르므로 구별이 중요하다. 발작적인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천식일 가능성이 크다. 결핵도 주의해야 한다.

대한결핵연구원 역학부장 류우진 박사는 "기침 외에 밤에 식은 땀이 나거나 체중이 줄고 가래가 생긴다면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 고 말했다.

가슴엑스선검사와 가래검사를 통해 결핵이 확인되면 6개월 동안 결핵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 비타민과 독감예방주사〓비타민C의 감기 예방효과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학자들간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는 "비타민C 복용은 면역력을 증강시켜 감기를 이기는데 도움을 준다" 고 강조한다.

그러나 연세대 의대 내과 김세규 교수는 "비타민C 대량요법은 설사와 요로결석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 밝혔다.

하루 1g 이상의 과량복용이 아니라면 복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독감예방주사는 꼭 필요한 사람만 맞아야 한다. 해마다 5백만개의 독감예방주사를 수입하지만 불필요한 예방접종이 많아 정작 맞아야 할 사람이 맞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의대 내과 오명돈 교수는 "어린이나 건강한 성인은 반드시 접종을 받지 않아도 된다" 며 "현재 병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 노인에 독감예방접종이 국한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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