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야구] 전문가 관전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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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신력도 좋았지만 한국 대표팀의 정보력을 칭찬하고 싶다.

한국은 타자들이 2루에 출루할 때마다 일본 포수 스즈키의 사인을 파악, 타자들에게 알려줘 다음 투구에 대비하게 했다.

1회 1사 1, 2루에서 김동주, 7회 1사 2루에서 박진만의 적시타는 2루 주자들의 센스있는 사인이 타자들에게 전달된 결과다.상대적으로 일본은 최고 포수 후루타(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한국은 1회초 스즈키의 볼 배합과 마쓰자카의 투구 패턴을 파악해 대량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5 - 5 동점을 이룬 10회초 일본 마쓰나카와 나카무라의 실책은 모두 타구가 세번째 바운드에서 가라앉거나 튀어오른 탓이다.

장성호와 홍성흔이 때린 떨어지는 변화구는 강한 회전 탓에 타구가 세번째 바운드쯤에서 불규칙하게 움직인다.게다가 이번 대회가 치러지는 구장은 내야가 딱딱하다.

일본 프로출신의 베테랑들도 불규칙한 타구의 움직임에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한국의 행운이다.

5 - 3으로 앞서던 7회말 임창용이 다구치에게 동점타를 허용한 것은 임창용에게 좋은 교훈이 됐을 것이다.임은 빠른 볼로 타자를 압도하지만 제구력이 정확한 투수는 아니다.

2 - 1의 유리한 볼카운트였지만 삼진이 거의 없는 다구치에게 직구로 승부한 것은 무리였다.다구치는 몸쪽, 바깥쪽 관계없이 외야 오른쪽으로 정확하게 밀어치는 타자다.

볼 카운트가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것을 감안하면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다구치를 유인하는게 좋았다.10회초 장성호의 어색한 베이스 러닝은 결과적으로는 다행이었지만 프로선수로서는 수준이하였다.장은 국내에서부터 센스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9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정확한 홈 송구로 한국 야구를 건져낸 이병규를 칭찬하고 싶다.

김성근 <삼성 2군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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