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업체, 한국 할인점에 한수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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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30년 역사를 지닌 일본 유통업체들이 창업한 지 7년된 한국 할인점을 배우러 온다.

일본 소매업계 3위인 자스코와 슈퍼마켓 1위인 라이프 코퍼레이션사의 임원과 바이어 30여명이 다음달 신세계 E마트를 견학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자스코는 방문기간 중 E마트 임원을 강사로 초청해 부산에서 바이어 20명을 대상으로 'E마트가 까르푸를 누른 비결' 이라는 세미나를 연다.

일본 유통업체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해 4월 미국 코스트코가 후쿠오카(福岡)에 첫 점포를 낸 데 이어 올 12월에는 유럽 1위 할인점 까르푸가 도쿄(東京)도 마쿠하리시에 첫 점포를 열기로 하는 등 외국계 유통업체가 본격 상륙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경우 일본 소매업계 1위인 다이에이를 인수해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달 들어 E마트에는 도키하 백화점 등 일본 유통업체 상위 20위권 회사 중 5개사가 다녀갔다.

E마트는 올 초 일본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에 '외국 할인점과 싸워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고 소개됐었다.

일본 유통시장은 1969년 개방됐는데 일본 소비자들이 보수적이고 비싼 땅값 등 진입 장벽이 높아 외국 업체들이 진출을 꺼려왔다. 일본의 백화점.양판점 등을 포함한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1천5백조원에 달했다.

E마트 정오묵 상무는 "일본은 백화점과 할인점의 중간 격인 양판점이 주류라 저가를 앞세운 외국 할인점이 들어오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며 "E마트가 월마트.까르푸를 제치고 1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점이 최근 일본 유통가의 화제" 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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