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솟는 아이디어와 실천으로 가정 행복 전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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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호 31면

‘가정’만큼 뭉클한 말이 세상에 있을까. 삶이 나고 자라는 가정은 개인의 의미 실현에 필요한 모든 원료를 공급한다. 생애 주기(life cycle)의 어느 시점이건 가정 문제가 발생하면 강진을 만난 듯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송길원 목사님은 이토록 중요한 가정 문제를 위해 헌신해 왔다.

내가 본 송길원 목사

송 목사님과 만난 것은 22~23년 전이다. 우리 부부는 사회의 가정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1982년 크리스천 부부 워크숍을 열었다. 든든한 신앙의 동지인 홍정길 목사님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다. 부산 명상의 집에서 개최한 워크숍에 송 목사님 부부가 참석했다. 프로그램에 따라 두 분이 쓴 편지 내용을 참가 부부 30쌍에게 공개하자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

얼마 뒤 송 목사님은 워크숍 내용을 확충해 교회를 섬기자고 제의했다. 우리 부부로서는 그 정도 수준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도 벅찼기에 “두 분이 그 일을 맡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목사님과 사모님은 본격적으로 가정 사역에 몰입했다. 학위 과정 공부와 상담 실무를 병행하면서 끊임없이 가정 사역을 업그레이드했다. 목사님은 또한 지역과 교파를 초월해 사역자들을 훈련하며 특유의 창의성으로 가정 사역 분야의 지경(地境)을 다방면으로 확장했다.

드디어 92년, 송 목사님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32평 아파트를 팔아 일산에 가정사역연구소를 열었다. 아마 목회자가 설립한 최초의 가정 전문 연구소이자 사역기관이다. 고군분투하는 척박한 시절이라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다. 목사님은 꿋꿋한 사명감으로 본격적인 연구도 수행했다. 수많은 가정이 회복되고 치유되는 현장 체험이 어려움을 이겨 내게 하는 힘이 아니었을까.

가정사역연구소는 2002년 하이패밀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교회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나아갔다.
송 목사님이 던진 화두는 한결같다. 가정의 행복이 삶의 모든 행복을 만들어 내는 기초라는 것이다. 톡톡 튀는 기지와 명쾌한 유머로 유명한 목사님은 놀라운 아이디어를 끝없이 창출했다. 목사님은 영어 단어 패밀리(family)를 두문자어(acronym)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것이다.

송 목사님은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공헌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운동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화장장려 운동, 성매매 거부 남성 10만 서명운동, 건강가정 운동 등이 목사님의 작품이다.

송 목사님 곁에는 맑고 싱그러운 수선화 향기처럼 주님과 교회를 함께 섬기는 아내 김향숙 박사가 있다. 두 분은 늘 우리의 기쁨이다. 남편 고(故) 김인수 박사와 내가 어설프게 ‘행복한 가정’이라는 씨앗을 뿌렸다면 두 분은 체계적인 기획으로 큰 수확을 거두고 있다.

송 목사님의 행복운동이 세계 속에 더 힘차게 번져 나가고 머잖아 완성될 양평의 ‘행복타운(W-zone)’을 통해 행복지수가 한껏 높아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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