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2000] 북한 계순희 두번째 우승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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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축구 본선에 진출해 이탈리아를 격파하며 8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은 북한 축구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었던 한국은 아시아지역 예선에 아예 출전하지도 않았다. 북한과의 맞대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했던 냉전 시대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남북 화해 시대에 걸맞게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남북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다.

이미 선수들끼리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지만 호주 교민사회는 '하나의 한국' 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시드니의 봄' 을 맞기 위해 공동응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는 10개 종목 32명. 9개 종목에 24명이 출전했던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비해 8명이 늘었다.

북한은 시드니에서 유도 계순희, 체조 배길수, 역도 리성희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유도 48㎏급에서 금메달을 자신하던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꺾고 정상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계순희는 52㎏급으로 체급을 올려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선수들과 훈련할 정도로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계순희가 체급을 올려서도 정상에 오를수 있을지 관심사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92, 93, 96년 세계체조선수권 남자 안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노장 배길수는 두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체조선수로는 환갑이라 할 29세의 배길수는 이미 은퇴했으나 북한 체육계의 요청에 따라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유난히 팔이 길어 안마 종목에 적합한 체형인 배길수가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와 은퇴 공백을 뛰어넘어 예전의 화려한 묘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의깊게 지켜볼 만 하다.

여자 역도 58㎏급에 출전하는 리성희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으나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 용상에서 1백31㎏의 세계신기록을, 지난 5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아시아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 1백31.5㎏을 들어올려 잇따라 세계기록을 경신한 만큼 금메달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2, 은2, 동2개를 따낸 북한 레슬링은 이번에도 4명의 메달 후보를 내세웠다.

자유형 54㎏급의 진주동, 58㎏급 리영삼, 63㎏급 조용선 등 자유형 삼총사는 모두 메달권에 진입할만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레코로만형 54㎏급 강용균은 한국의 심권호를 견제할 다크호스다.

시드니〓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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