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추석나기… 이것만은 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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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가위가 다가오면서 성묘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조금만 방심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밤가시에 눈을 찔리거나 유행성출혈열같은 치명적 질환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성묘를 위해 알아둬야할 주의사항들을 짚어본다.

◇ 감기기운 요주의〓성묘후 1~2주 있다 열이 나고 떨리며 두통같은 감기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행성출혈열 등 가을철 유행하는 풍토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쯔쯔가무시병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 5백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환.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신부전증.저혈압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노원을지병원 내과 김진욱교수는 "들쥐 배설물이 있을만한 잔디에 들어눕거나 침구.옷을 말리지 말아야한다" 고 충고했다.

렙토스피라는 피부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세균질환. 물이 고인 논에서 벼세우기를 할때 잘 걸린다.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작업땐 장화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 물린 자리에 직경 1㎝ 가량의 붉은 반점이 생긴다. 예방을 위해선 긴 옷을 입고 성묘길에 나서는 것이 좋다.

◇ 밤가시에 주의하자〓밤을 따다 밤가시에 눈이 찔리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건양병원 안과 김병엽교수는 "해마다 20여명 이상이 밤가시에 눈이 찔려 병원을 찾는다" 며 "밤을 딸 땐 가급적 안경을 껴야한다" 고 충고했다.

각막은 물론 안구 깊숙히 위치한 수정체까지 다쳐 후유증으로 외상성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밤가시에 눈을 다쳤을 땐 무리하게 뽑지 말아야 한다. 가시가 부러지면서 더욱 깊숙히 박힐 수 있기 때문. 제초기를 사용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칼날에 의해 돌이 튕겨 눈에 박힐 수 있다.

김교수는 "제초기를 사용할 때는 보안경을 끼고 작업할 것" 을 권했다.

◇ 응급처치법을 알아두자〓뱀에 물렸을 땐 칼로 절개해 입으로 독을 빨아내선 안된다.

효과가 없을 뿐더러 절개 부위에 세균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정구영교수는 "물린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묶어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킨 다음 바로 병원에 와서 항독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벌에 물렸을 때 과민체질을 지닌 사람은 온몸이 붓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편안하게 눕혀 혈압을 유지시키고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자세를 유지한 뒤 병원으로 후송한다.

추수기 농촌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이 탈곡기 등 전동기에 의한 손가락 절단사고. 또 식구들이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차문에 어린이의 손가락이 끼어 잘리는 응급상황도 일어난다.

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깨끗한 헝겁에 잘린 손가락을 싸서 비닐로 봉한 뒤 얼음에 채워 수지접합 전문병원을 찾도록 한다. 24시간 이내면 복원이 가능하다.

◇ 과식은 좋지 않다〓혈당관리가 필요한 당뇨환자는 명절 연휴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노원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교수는 "송편 1개엔 40㎈, 갈비찜 한토막도 1백㎈의 열량이 있으므로 서너조각만 먹으면 밥 한공기 열량(2백㎈)과 맞먹는다" 고 말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도 갑자기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고이는 울혈성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불가피하게 과식한 경우라면 멕소롱 등 위장기능운동촉진제를 식전에 복용하거나 식후 소화효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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