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대표 "여당은 동교동당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4일 "민주당은 동교동 당이 아니다" 고 말했다. 徐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언하듯 이렇게 강조한 것.

특히 동교동계 양갑(兩甲, 권노갑.한화갑 최고위원)갈등설에 대해 "내가 두 사람을 따로 불렀다" 며 " '화해하겠다' 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 고 전했다. "화해는 싸웠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게 아니냐" 는 이유에서다.

8.30 전당대회 직전 당 쇄신론 속에 대표 교체설에 시달렸던 徐대표가 이처럼 달라졌다.자신감은 말뿐만이 아니다.

이날 오전 9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徐대표는 權위원을 자신의 오른쪽에, 韓위원을 왼쪽에 앉혔다.

당직자들은 '좌 화갑.우 노갑' 의 자리 배치를 徐대표가 만들어냈다고 수군댔다. 徐대표는 나머지 11명의 최고위원 앞에서도 "민주당은 전국정당인데 동교동계니 양갑이니 하는 건 좋지 않다" 고 못박았다.

당에선 이같은 변화에 대해 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이후 徐대표가 당을 본격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徐대표는 여권 내 차기 후보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쪽(한나라당)은 정해져 있는 반면 우리쪽은 사람이 없다. 이제부터 천하의 인재를 찾아 그중 제일 좋은 사람을 우리(최고위원을 지칭함)가 만들어낼 것" 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金대통령의 뜻도 그렇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徐대표의 이런 변모는 한계도 수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국회 문제에서 한나라당은 그를 대화 상대로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내 세력간 갈등이 잠복한 지금과 달리 차기 문제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때 徐대표의 의욕이 어느 정도 먹힐지도 미지수다.

박승희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