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성장 위해 콘텐트 확보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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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책(e-북)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콘텐트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리서치 전문기관 메트릭스(www.metrix.co.kr)에 의뢰해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포털사이트, 파워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e-북 관련 게시물 3500여개를 분석한 결과다.

대체로 e-북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콘텐트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단말기 이용의 편의성, 관련 시장 활성화 등 긍정적인 전망들 속에 국내 시장 내 콘텐트 부족 등의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더 높았던 것. 소비자들은 현재 이용 가능한 국내 콘텐트 시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아마존의 ‘킨들’, ‘누크’ 등이 수 십만권의 콘텐트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국내 콘텐트는 10만권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블로거는 "국내 단말기로 읽을 책이 너무 없다. 교보문고 100위 내 베스트셀러 가운데 e-북으로 출간된 비율은 10% 정도”라면서 콘텐트 부족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단말기마다 지원되는 파일포맷이 달라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줄어든다는 점도 지적했다. MP3나 휴대용멀티미디어재생기(PMP)로도 텍스트 파일을 볼 수 있는데 30만원 이상 고가의 단말기를 굳이 구입할 필요가 있냐는 e-북 '무용론'도 제기하며 비싼 제품 가격을 지적하는 글도 많았다.

반면 높은 휴대성과 다양한 활용성 등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네이버의 한 블로거는 "e-북의 최고 장점은 무겁게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점”이라며 휴대성을 높게 평가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조금 더 많은 양의 책을 가볍게 잠깐 10분이라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며 언제 어디서든 독서가 가능한 편의성에 주목했다. 이외에 '책 이외에 음악, 그림파일이 지원된다' '눈으로 책을 보고, 귀로는 오디오북 콘텐트를 듣는다면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등 오디오 기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메트릭스 버즈리서치팀 김선영 차장은 “지난해 e-북 단말기의 잇단 출시에 따라 관련 게시물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네티즌들은 e-북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자 활용도가 크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전망을 보였으나 높은 가격, 부족한 콘텐트 등 대중화에 부정적 요소가 많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상에 올라온 e-북 관련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과 평판을 모니터링 했다. e-북 관련 상위에 랭크된 파워 블로그들의 글을 샘플링해 게시물 양 및 세부 의견을 추출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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