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백화점 3국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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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달말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빅3백화점의 한판대결이 벌어진다. 신세계가 서울 반포 고속터미널에 건립중인 강남점을 오는 26일께 열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동안 롯데·현대가 양분해온 서울 강남상권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1천4백억원을 투자한 매장면적 1만여평 규모의 백화점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는 유동인구가 하루 평균 50만명에 이르며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여건, 고급스러운 매장 시설 등 다른 백화점보다 유리한 쇼핑 여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복합상가(센트럴시티)와 연결되는 장점을 내세우면서 강남점의 연간 매출목표를 7천억원으로 잡았다.

1990년대 이후 롯데.현대에 밀려온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김순복 상무는 "한국 최초 백화점인 신세계 본점의 고급 이미지를 강남에서 재현한다는 의미가 있다" 고 강조했다.

업계는 신세계 강남점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같은 상권인 현대 압구정.무역점과 롯데 강남점의 매출이 10~20%씩 줄어야 가능하다며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그랜드백화점을 새로 단장해 강남점을 연 롯데는 평일 매출이 5억원 정도로 목표치의 70%에 불과한데 신세계의 등장으로 매출이 더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은 유동인구 측면에선 장점이 있지만 고급스럽고 비싼 제품을 선호하는 강남 부유층이 복잡한 터미널 교통 상황을 무릅쓰고 신세계를 찾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고 말했다.

현대측은 루이뷔통.프라다.페라가모 등 강남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해외 명품을 유치한 압구정점.무역점의 매출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개장 일정때문에 명품 브랜드가 상당수 빠져 명품에 익숙한 현대 고객의 이동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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