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졸업 6개월만에 고·대입자격 나란히 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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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3살 소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고입.고졸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해 화제다.

최근 전남지역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에서 평균 78.7점으로 최연소 합격한 김정희(金正熙.순천시 옥천동 명신아파트.사진)양.

지난 5월 고입 검정고시에서도 평균 88.8점을 얻어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는데 이후 3개월 만에 고교 과정을 마쳤다.

金양은 IQ 1백20으로 지능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나 독서량과 이해력은 웬만한 어른을 능가한다. 순천남초등학교 시절 6학년 한 해 동안만도 책을 하루 한권꼴로 3백60여권을 읽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워낙 좋아해 각종 독서토론회.독후감공모.백일장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초등학교 성적은 거의 모든 과목 만점. 입학하기도 전에 아버지(金鍾赫.43.인쇄물 영업사원)의 지도로 3학년 과정까지 떼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중.고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가정학습)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IMF 여파로 아버지의 태양열 온수기 대리점이 부도 난 데다 오빠는 대학생이고 동생이 셋이나 돼 가정형편이 어려워서였다. 체질이 허약한 것도 한 이유가 됐다.

가정학습도 어머니마저 학습지 배달 일을 하느라 신경을 못써 줘, 엄청난 독서량을 바탕으로 한 출중한 이해력으로 혼자서 했다.

"헌책방에서 중고 교과서를 사다 공부했어요. 수학은 초등학교 때 수학경시반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괜찮았는데 영어가 좀 어려웠어요. "

金양은 "요즘은 대입 수능시험에 대비해 학원 입시반에 다니고 있다" 며 "아직 목표로 삼은 직업은 없으나 기자나 소설가도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순천〓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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