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저연비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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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제너럴 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배럴당 30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형 신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사 연구.개발 부서는 연비가 적게 드는 차를 빨리 내놓으라는 경영진과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하이브리드(혼합)엔진.수소 자동차 등 그동안 테스트용 모델에 머물렀던 연구를 실용화하는 데 여념이 없다.

GM의 한 관계자는 "누가 기름을 더 적게 먹고 매연도 적게 배출하는 차를 개발하느냐가 향후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GM의 경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를 실용화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은 최근 석유회사인 엑슨모빌과 손잡고 휘발유를 수소로 변환하는 장치를 개발,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이를 활용한 자동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수소 자동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여기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웬만큼 큰 자동차 회사의 경우 기본 기술까지는 별 어려움없이 개발했지만, 수소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보관.운송하고, 일반 주유소를 이용하듯 손쉽게 충전하느냐 하는 문제 때문에 실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렌스 번즈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은 "늦어도 10년 안에는 수소 자동차의 연비를 일반 차량보다 2배 이상 향상시켜 일반 소비자들에게 내놓을 것" 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GM은 이밖에 일반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 조만간 시내버스와 소형트럭에 시험 사용할 계획이다.

포드는 2003년까지 하이브리드 엔진을 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이고, 2005년까지는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새로운 엔진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 전기를 생산해 동력원으로 쓰기 때문에 교통 혼잡이 심한 곳일수록 연비가 좋아진다고 포드 관계자는 말했다.

포드는 이와 함께 전기엔진.연료전지 차량 전용 브랜드인 팅크(TH!NK)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수소.전기 등 대체 연료 개발을 위해 석유회사인 BP 아모코와 제휴하기도 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2002년 말까지 수소와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인 시타로(Citaro)를 개발, 2003년부터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차는 연료 효율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매연을 거의 내뿜지 않는 것이 강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시타로가 성공할 경우 2004년까지 승용차에도 새로운 엔진을 적용할 방침이다.

디트로이트〓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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