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번 추석에는 '통일주' 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는 자리에 남과 북의 우리내 술로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어느새 서양술에 길들여진 자신의 입맛에 경악하며 대대로 내려온 우리 술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41)소장은 "남.북한 모두 쌀.잡곡.과일.한약재를 이용한 다양한 전통주가 있다" 며 "만드는 방법도 큰 차이가 없어 어느 술을 마시더라도 입맛에 거슬리는 것은 없을 것 "이라고 말한다.

◇ 남한의 주요 전통주〓문화관광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문배주.두견주.교동법주를 비롯한 수백종의 전통주가 있다.

이중 대표주자는 단연 문배주. 외국 국빈을 대접하는 자리에 우리의 술로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번 남북정상의 평양만남에서도 등장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문배주는 평양 주왕산 샘물로 만들어야 진짜" 라고 관심을 보여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문배주는 평양이 원산지며,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져 왕실에 진상한 명주로 알려져 있다. 오직 물과 누룩, 조와 찰수수만으로 빚어낸 순곡의 증류주로 엷은 황갈색을 띈다.

알콜함량이 40%나 되지만 잘익는 배맛이 난다고 해 문배주란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거부감이 없다.

두견주는 청주 만드는 법을 근본으로 해 두견화(진달래꽃)를 곁들인 술. 알콜도수는 21도지만 변질이 쉽게 되지 않는다.

점성이 있고 향기가 뛰어나며 소화액의 분비와 혈액 순환을 도와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교동법주는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천년 전통을 지킨 술. 신라의 왕과 문무백관들이 포석정에서 즐겼다고도 한다. 밝고 투명한 미황색에 곡주 특유의 향기가 있다. 맛이 매우 부드러우며 찹쌀 특유의 찐득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고려시대부터 안동지방에 내려오는 안동소주도 손꼽히는 전통주. 쌀과 밀로 만든 고두밥에 원료로 한 증류소주로 도수가 45도이다. 은은한 향취와 감칠 맛이 특징이며 뒤끝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백세주.이강주.홍주.백일주.소곡주.복분자주.옥로주 등도 인기있는 남한의 민속주다.

◇ 시판중인 북한술〓북한의 민속주는 정확히 파악은 안되지만 국내 시장에서 30여종이 판매되고 있다.

얼마전만 해도 거의 구경하기 어렵던 술들이 요즘은 '북한마을(http://www.snkorea.co.kr)'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술은 백두산 들쭉술과 장뇌삼술, 개성고려인삼술 등이다. 백두산 들쭉술은 백두산일대에서 나는 들쭉열매를 1년이상 담궈 숙성한 술로 북한이 최고로 꼽는 전통토속주다. 알콜 함량은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보통 40%.

장뇌삼술은 영국.러시아 독일 등 외국에서도 세계최고급 술로 평가받고 있다. 10년근 장뇌삼으로 담아 각종 질병과 건강증진에 효험을 인정받은 약용.건강술이다.

30도짜리 개성고려인삼술은 국제 주류품평회에서 일곱차례나 금메달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인삼을 알콜로 우려내 향료.유기산을 넣고 3년이상 숙성시킨 것이다.

인풍술은 소맥증류주에 적포도의 침출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과 입안에 맴도는 향이 일품이다.

물이 좋기로 이름난 강계 아미산 1백50미터 지하 암반수로 빚는다. 백로술는 옥수수와 수수로 만든 증류주에 야생배와 백포도의 침출액을 첨가한 술.

이밖에도 백로술.평양소주.옥류술.백두산영지술.오가피술 등이 있다.

◇ 이렇게 마시면 '남북통일주' 〓지난달 첫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린 신라호텔에서 선보인 칵테일. 남.북한의 화합을 상징해 양쪽의 술을 적당히 섞어 '백두' '금강' '한라' 세종류를 만들었다.

백두는 북한의 들쭉술(알콜 16%)과 남한의 이강주(25%)에 머루주스를 배합해 만든 것으로 백두산이 떠받치는 남북한을 상징하는 의미로 샴페인잔 윗부분에 붉은 체리를 꽂았다.

금강은 북의 들쭉술(40%)과 남의 백세주(13%)에 파인애플주스.석류시럽을 섞어 진달래꽃 색깔로 만들었으며, 한라는 북의 머루주(16%)와 남의 옥로주(40%)에 멜론시럽을 섞어 한라산과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표현했다.

유지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