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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안 낳는 사회] 10. 아빠도 맘놓고 육아휴직 할 수 있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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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이를 키우는 건'엄마의 일'이 아니라 '부부 공동의 일'이다."

남성 육아 휴직을 처음(2001년 11월)으로 신청한 두 명 중 한 명인 박기복(34.회사원)씨 말이다. 간호사인 부인이 휴직 후 복직이 어려워 자신이 육아 휴직을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려면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며 "일하고 월급받는 것처럼 육아 휴직도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성의 육아 휴직이 정착되려면 어떤 경우에도 당사자가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박씨처럼 육아 휴직을 신청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육아휴직을 한 남성은 7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로 늘었다. 남성 육아 휴직자는 대부분 ▶30대 초반(62.8%) ▶종업원 50명 미만 회사원(53%)이다.

이들의 만족도는 높다. 황의수(31.공무원)씨는 지난 3월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했다. 그는 육아 부담을 반씩 나누자며 아내와 6개월씩 육아 휴직을 했다.

황씨는 "육아를 통해 아이와 더 친밀해졌다"며 "갑자기 선언하듯 육아 휴직을 하기보다 미리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해 육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휴직 중인 회사원 A씨는 "육아 휴직으로 여성의 고통을 이해하게 됐다"며 "부모의 손길이 절실한 사춘기 때도 휴직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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