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9월 대학 강단에 서는 강우방 박물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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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우방(姜友邦.59)국립경주박물관장이 32년간의 박물관 인생을 마감하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28일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아름다운 신라기와, 그 천년의 숨결' 개막식 직후 열리는 신라기와에 관한 강연을 마지막으로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姜관장은 국내 몇 안되는 미술사학자 중 한 사람이다.

서울대 독문과를 마치고 고고인류학을 공부하다 1968년 중앙국립박물관 학예사로 박물관에 발을 들여놓은 姜관장은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학예연구실장 등을 거쳐 국립경주박물관장까지 맡은 한국 박물관의 상징적인 존재.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법공(法空)과 장엄(莊嚴)' 등 저서와 한국의 화엄미술론, 석굴암 불교조각의 도상해석 등의 논문을 통해 통일신라 미술사 연구를 체계화시켰다.

"박물관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30년전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사천왕상의 파편을 모아 직접 복원한 그림을 올해 뜻있는 조각가들의 도움으로 실물 크기로 복원 복제한 일입니다."

姜관장은 "학예사 초년병 시절 발굴한 사천왕사지 출토 소조 사천왕상을 제 모습대로 이번 특별전에 전시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 고 말했다.

그에게 박물관은 문화유산에 관한 정신을 일깨워준 장소였다. 특히 두 번에 걸쳐 모두 15년간 근무한 국립경주박물관은 그의 미학 세계의 체계를 잡아준 스승이었다.

"내가 한국문화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경주에서 일하면서 경주와 신라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9월부터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초빙교수로 일하게 되는 姜관장은 "일하는 장소만 바뀔 뿐 평생 해왔던 일을 계속 하는 것" 이라며 "후배 박물관 직원들에게도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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