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웹사이트 현지화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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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세계 유명 대기업들의 웹사이트에 현지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현지 언어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해당국의 법과 관습, 문화까지 웹에 가미하고 있다.

배달전문회사인 DHL은 현재 세계 2백여개국을 상대로 웹사이트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사에 웹사이트 중앙통제본부를 두고 대륙별로 지역본부와 소지역본부를 설치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스위스.벨기에 고객을 상대로 하는 DHL 웹사이트는 최근 대대적인 콘텐츠 개선작업을 벌였다.

4개국이 모두 독일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콘텐츠 대부분을 독일 표준어로 제공했는데 독일을 제외한 3개국 고객들의 불평이 많았다.

각국에서 쓰는 독일어가 방언 때문에 조금씩 다른데도 이를 무시하고 표준 독일어를 사용해 거부감이 컸던 것이다.

유럽지역본부는 곧바로 국가별로 해당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독일어로 바꿨다.

DHL의 웹마스터들은 중국에서 웹사이트를 구축하면서 미국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바탕색을 흰색으로 했다.

중국에서는 흰색이 조문을 뜻하는 색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중국 고객들의 반응이 냉담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회사 간부들은 뒤늦게 이를 알고는 바탕색을 고귀함을 상징하는 주황색이 가미된 흰색으로 바꿨다.

비타민 등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암웨이는 중국과 일본 등 세계 10개국에 아예 웹사이트 콘텐츠를 일.주.월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직원을 현지에서 별도로 고용했다.

암웨이는 또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자사 웹사이트 이용을 가능토록 하기 위해 주요 언어 자동번역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온라인 자동차판매 사이트인 미국의 오토바이텔은 올초 유럽과 일본.호주에서 '지식 데이터 베이스' 경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철저하게 현지 문화에 맞도록 사이트를 단장하고, 현지인들로부터 습득한 경영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응용하자는 내용이다.

실제로 오토바이텔의 네덜란드 웹사이트에서는 현지인들이 경매에 익숙하다는 점을 고려, 자동차 판매시 경매에 초점을 맞췄고, 딜러나 판매원과의 접촉에 익숙한 다른 지역에서는 대리점 혹은 딜러와 연결해주는 사업 모델을 추진중이다.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체텔레콤이 합작투자한 글로벌 원 커뮤니케이션스는 세계 각국의 중소 업체를 상대로 웹호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예 웹사이트 세계화를 대행해 주겠다는 것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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