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영화관 매점 터무니없는 물건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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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주말 모처럼 친구와 서울 종로에 있는 S극장을 찾았다.식사 때가 지나 과즙음료 하나와 감자스낵을 고르고 난 뒤 얼마냐고 했더니 점원이 2천9백원이라는 것이었다.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음료와 과자의 가격을 다시 물어봤다.

평소 대학매점에서 4백50원을 줬던 음료가 9백원이었고, 1천원에 사곤 했던 과자가 2천원이었다.어떻게 시중 가격의 두배나 받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점원은 "여기선 원래 이렇게 받는다.

극장에 처음 와보느냐" 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영화가 시작되는 바람에 씁쓸히 돌아설 수밖에 없었지만 표를 끊고 극장에 들어오면 웬만해선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폭리를 누리면서 '사려면 사고 말라면 말라' 는 식의 배짱장사를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당하다고 본다.

관객들이 돈을 내고 극장을 찾을 때는 그에 상응한 편의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영화관이 이제는 시민들의 일상적 여가생활 공간의 하나로 자리잡은 만큼 관객이 납득할 수 없을 정도의 폭리를 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소희.서울 중구 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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