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한화·웅진 세종시 입주 확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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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입주할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화는 7일 세종시 입주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삼성과 웅진도 입주가 확정적이다. 한화 장일형 홍보담당 부사장은 “국방 기술,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위주로 한 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며 “희망 면적은 60만㎡(18만 평)”라고 말했다. 다른 한화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지시에 따라 국방 사업을 하는 ㈜한화,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석유화학,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 중인 한화L&C 등이 주축이 돼 구체적인 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일부 생산라인도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세종시 입주도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대한상공회의소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정부에) 협조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5년간 5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분야를 입주시키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의 LCD·태양전지 사업, 삼성SDI의 2차 전지, 삼성LED의 LED 등도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바이오 일부와 태양광 등 녹색산업, 정보기술(IT) 관련 사업이 입주해 일종의 ‘삼성단지’를 이루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CD보다 LED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웅진은 윤석금 회장의 고향이 충남 공주인 인연으로 이미 세종시 근처에 여러 공장을 갖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세종시 입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에너지·웅진코웨이·웅진케미칼 등의 공장을 세종시에 증설하는 방안과 그룹 통합 R&D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우선 정부가 마련한 계획을 보고, 세종시에 갈지 여부를 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권오용 SK브랜드관리부문장은 “현재 정부가 제시한 기업 입주 조건은 상당히 매력적인 게 사실”이라며 “정부 안이 나오면 그 내용을 토대로 어떤 사업이 갈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조건이 괜찮을 경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이나 장례문화센터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SK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효성은 연구소 설립을 저울질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세종시에 미래 사업과 관련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포스코·두산 등도 정부안을 살펴본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세종시 수정안은 11일 정운찬 총리가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내용엔 입주 기업과 대학 명단이 포함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 계획은 각 기업이 밝힐 것”이라며 “ 직접 발표하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책임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병주·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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