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토론 사회자 짐 레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9월 30일 밤 세계의 눈을 집중시킨 미국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를 진행한 사회자 짐 레러(70.사진)는 대선 토론 진행 단골이다. 1988년 한 차례, 92년 두 차례, 96년 세 차례, 2000년 세 차례에 이어 올해 또다시 세 차례의 대선 토론 중 첫번째의 사회를 맡았다. 모두 열 차례 대선 토론을 진행하는 셈이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회로 곁길로 새거나 과열되기 쉬운 토론을 무난히 이끈다는 평이다.

캔자스주 위치타 출신. 언론학의 명문인 미주리대를 졸업하고 해병대를 거쳐 59년 댈러스 모닝 뉴스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댈러스 타임스 해럴드에서 사회부장을 지낸 뒤 TV 쪽으로 옮겨 워터게이트 사건과 닉슨 탄핵 재판 보도 등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동료인 로버트 맥닐과 콤비를 이뤄 30여개의 언론 관련 상을 수상했고 TV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또 소설 12권과 희곡 3편, 자서전 2권을 펴내는 등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그 중 TV 토론 경험담을 엮은 '국가의 운명에 관한 토론'은 유명하다.

72년부터 공영방송인 PBS와 인연을 맺은 그는 현재 P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짐 레러의 뉴스아워'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뉴스를 오락적 또는 이벤트적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자세를 단호히 배격한다. 객관적이며 전문적인 보도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가 언론계의 존경을 받는 한 이유다. 그는 후배들에겐 '패거리 언론(swarm journalism)'의 유혹을 떨칠 것을 충고한다. "정치권에서 손짓하더라도 이 축복받은 세계(언론계)를 떠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유상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