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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금융분야 한국투자 늘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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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이헌재 부총리와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左)이 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인섭 기자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무박1일'의 짧은 일정으로 1일 한국을 찾았다. 전용 제트기를 타고 오전 10시에 도착한 이멜트 회장은 서울에 머무른 11시간 남짓을 분 단위로 쪼개 쓰는 바쁜 일정으로 채우며 국내 재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멜트 회장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45분까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원탁회의에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좋은 위치에,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이 있어 투자처로 매력적"이라며 "우선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탁회의에는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 회장,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 후지모리 GE 아태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멜트 회장은 "외환위기를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는 한국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또 "삼성.LG.SK.포스코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멜트 회장은 이어 "1980년대와는 다른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기업의 최우선 가치는 성장"이라며 "GE도 구조조정과 기술 우위 확보로 연평균 7% 성장해 2007년까지 200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는 계획에 회사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삼성과 GE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강조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과 기술 우위에 신경 쓰고 단기간에 성장했다는 면에서 개인적으로 삼성이 세계적으로 존경할 만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투명성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들은 엔론 사태 이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1년에 수십차례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지금 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는데 조금 과하다는 인상"이라며 "기업의 목적은 돈 버는 것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냐 아니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중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제대로 실행하며 국가 자원을 제대로 모아 활용하는 중국정부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 2010년까지는 중국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GE는 중국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엔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북한의 도전 등으로 중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고성장을 유지하긴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멜트 회장은 오후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30분간,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30분간 각각 면담했다. 이멜트 회장은 이 부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GE의 아태지역 본부를 한국에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멜트 회장은 GE코리아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이어 오후 5시 하얏트호텔 현대차 신차 발표회에 참석, 축사를 했다. 그는 축사에서 "현대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며 "최근 현대와 GE캐피털이 세운 소비자금융 합작법인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이어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현대 관계자들과 만난 뒤 오후 9시30분쯤 전용기로 한국을 떠났다.

표재용.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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