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눈물겨운 모터쇼, 새해 들자 함박 웃는 모터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금융위기로 썰렁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모터쇼에서 신차들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쇼에 등장한 프랑스 시트로앵의 '레볼테' 컨셉트 차량. [AP=연합뉴스]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올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신차들의 잔치인 모터쇼에 쏟아지는 관심도 차츰 커지고 있다. 유명 전시회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모터쇼 무용론’이 나왔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올해 모터쇼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대세를 이루고, 중국 업체들의 세계 진출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터쇼 열기 되살아나=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판매 부진에 몸살을 앓았던 2009년은 각국 모터쇼 주최자들에게도 잊고 싶은 한 해였다. 대표적인 게 도쿄 모터쇼의 굴욕이다. 한때 세계 3대 모터쇼로 불리던 도쿄 모터쇼는 일찌감치 유럽·미국 업체들이 불참을 결정한 데다 막판에 현대·기아차마저 빠지면서 동네잔치로 전락했다. 이 밖에 많은 모터쇼가 아예 행사를 접거나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유일한 예외는 중국으로, 전 세계 대부분 업체가 참가했던 상하이 모터쇼는 사실상 지난해 최대의 전시회였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11일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30여 개의 세계 첫 공개 차종을 비롯해 700여 대의 신차가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파산에 이어 회생 과정을 밟고 있는 GM 등 미국 업체들도 신차를 대거 선보이며 재기를 모색한다.

3월에는 제네바 모터쇼가 열린다. 볼보 S60, 포르셰 카이엔의 풀체인지 모델 등 다수의 신차가 공개된다. 4월 말에는 베이징 모터쇼가 예정돼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전 세계 업체들이 치열한 신차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9월 파리모터쇼도 관심거리다. 예상대로 전 세계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된다면 글로벌 업체들의 2011년형 신차와 전략 차종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린 현대·기아차 그룹도 적극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침체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모터쇼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중요한 모터쇼에는 빠짐없이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쏟아질 듯=올해 모터쇼에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과 소형차들이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첫 전시회인 디트로이트 모터쇼부터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볼보는 ‘C30 일렉트릭’을 내놓는다. 바로 출시가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인 모델이다. BMW도 1시리즈를 기본으로 한 컨셉트카 ‘액티브E’를 선보인다. 피아트는 소형차 ‘500(친퀘첸토)’의 전기차 컨셉트카를 출품한다. 도요타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전용 차량을 공개한다. 소형차도 강세다. 그동안 대형·고성능 차량에만 집중하던 미국 업체들도 신형 소형차들을 잇따라 선보인다. GM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포드 뉴 피에스타 등이다.

이 밖에 중국 업체들의 세계 무대 진출도 올 한 해 모터쇼의 화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자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 지난해 인수합병 시장을 휩쓴 중국 업체들도 새로 사들인 브랜드를 내세워 국제 무대에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허머를 인수한 쓰촨텅중 중공업, 사브의 기술과 일부 모델 판권을 사들인 베이징자동차, 볼보 인수가 유력한 저장 지리자동차 등이 그들이다.

이승녕 기자



올해 열리는 주요 국제 모터쇼

●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1월 11~24일)

●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3월 2~14일)

● 부산 국제모터쇼(4월 29일 ~ 5월 9일)

● 베이징 모터쇼(4월 23일~5월 2일)

● 독일 하노버 모터쇼(상용차·9월 21~30일)

● 프랑스 파리 모터쇼(9월 30일~10월 17일)

● 미국 LA 모터쇼(11월 30일~12월 11일)

● 이탈리아 볼로냐 모터쇼(12월 2~12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