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비상…11일 전면 폐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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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악의 의료공백이 초래되는가.

11일부터 병.의원의 전면 재폐업에 돌입키로 한 의료계가 정부의 대책안 수용을 일단 거부,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의료공백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의 반발이 거센 데다 의료계가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국민이 불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의협.의쟁투 회의〓의협 상임이사회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구속된 의료계 지도부 석방이나 약사법 개정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의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며 전면 폐업 돌입을 선언했다.

상임이사회는 그러나 "정부가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평가한다" 는 입장을 보였다.

의권쟁취투쟁위원회도 이날 심야까지 의협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정부 대책안은 수용할 수 없다" 고 결론지었다.

의쟁투는 "정부의 대책안은 현 상황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수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전국의사대회를 폐업 출정식으로 전환, 폐업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

의쟁투는 폐업투쟁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역의사회의 책임 아래 무료진료소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교수 진료거부〓10일 하루 전공의.전임의의 파업에 이어 대학.종합병원 교수들의 외래진료 거부 결의가 이어졌다.

전국 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28개 대학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회의를 열고 "정부대책이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 며 11일부터 외래진료를 거부키로 결의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2백62명은 1차로 10일 오전부터 외래진료 중단에 들어갔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11일부터 내과의 예약 및 외래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한양대 의대와 전남대 의대 교수들은 11일부터, 고려대 의대 교수들도 14일부터 진료를 거부할 계획이다.

◇병.의원 진료공백〓서울대병원의 경우 병실 가동률이 55%로 떨어졌고 수술은 계획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고려대 서울안암병원은 전공의.전임의 파업으로 평소 하루평균 2천5백건에 이르던 처방전 발행이 1천여건으로 줄었다.

전남지역의 경우 7백43곳의 병.의원 가운데 56.5%가 휴업에 참가하고 있다.

경북도 동네의원의 50% 가량이 문을 닫았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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