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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 2010 알짜 부동산 <2> 강남 재건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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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올해 서울시내 강남권 중층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중앙포토]

올해는 재건축 아파트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중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단지가 많아 주택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J&K부동산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업고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사업을 속속 시작함으로써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 속도 내고 수익성 좋아져=재건축 사업의 관건은 속도와 수익성이다.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절차가 간소화돼야 한다. 재건축 사업의 주요 걸림돌이었던 안전진단(건물의 노후도 등을 따져 재건축이 필요한 지 결정하는 것)이 2회에서 1회로 줄었다. 당연히 사업 속도가 빨라진다. 서울 강남구 대치은마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등이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각 자치단체도 안전진단 절차를 빨리 진행하고 있다. 송파구청은 구예산 5억9000만원을 들여 잠실우성 등 관내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잠실동 박준 공인중개사는 “안전진단 통과는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정부가 법에서 정한 상한선까지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서울 논현동 경복아파트, 삼성동 상아 아파트 2차 등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300% 용적률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 계획안을 마련해 최근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 개포지구(32개 단지)는 용적률을 기존 200%에서 250%로 올리기 위해 지구단위 계획변경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2~3월께 결정고시가 날 전망이다. 경기도 과천시의 재건축 단지도 용적률이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과천시는 현 170~190% 수준인 주공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최고 250%까지 높이는 내용의 도시주거환경정비계획안을 마련해 경기도에 제출했다. 계획안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심의가 열릴 예정이다. 시의 계획이 승인되면 과천주공 8개 단지 8090가구가 단계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가게 된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도 이슈다. 서울시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압구정동 초고층 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는 이달 말께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업성과 수익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압구정동의 경우 전체 사업면적의 25% 이상을 서울시가 받는 대신 용적률을 310%대로 올리는 안이 유력하다. 여의도 일대 초고층 계획안도 상반기에 나온다.


◆어떤 단지 고를까=용적률을 많이 올려 받을 수 있는 단지를 고르는 게 포인트다. 가구별 대지지분이 넓은 단지가 유리하다. 기존 용적률이 낮기 때문에 법적 최고 용적률까지 올릴 경우 수익성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부지를 둘러싼 도로가 넓고 단지 주변에 막힌 곳이 적은 단지가 좋다. 이런 단지는 사선제한(통풍·채광을 위해 도로에 접한 건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것) 등의 규제를 피해 고층으로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용적률을 적용받는 단지라면 고층으로 재건축할수록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바닥면적의 비율)이 낮아져 단지가 쾌적해진다. 지역별로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의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압구정·여의도·반포·잠실 일대가 개발계획에 따른 바람을 탈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 구도심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재건축 개발 공약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눈여겨볼 만하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주변 기존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는 한 재건축만 홀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재건축 수익성을 따질 때 기준이 되는 게 주변 아파트값이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및 금리 상승으로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요즘 조용하다. 또 일부 재건축 예정 단지는 개발 기대감이 이미 집값에 반영돼 있다. 추가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들썩이는 걸 경계하고 있다. 재건축에 과열 기미가 보이면 즉각 집값 상승에 브레이크를 걸 정책을 내 놓을 가능성도 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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