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대교에 스피커 설치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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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1일 오후 3시 통영대교를 건너던 시민들은 거대한 파도소리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철골 아치 위에 달린 수십개의 스피커가 '소리' 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00 새로운 예술의 해' 추진위와 제39회 한산대첩기념 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위촉한 미국 음향설치 작가 빌 폰타나(53)의 '사운드 브리지' 가 그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시간차로 인해 마치 파도가 출렁이듯 리드미컬한 효과를 자아낸다.

폰타나는 "세계 각지의 바닷가와 다리에서 녹음한 소리 단편들을 재구성한 80분짜리 콜라주" 라며 "기회가 되면 북한의 소리를 남한에서 들려주는 설치작업을 하고 싶다" 고 말했다.

또 조선인 후예들이 모여 사는 일본 규슈(九州) 지방의 도자기촌에서 들었던 소리도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통영대교 '사운드 브리지' 는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들을 수 있으며, 한산대첩축제는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0557-644-5222.

통영〓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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