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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구간' 건천읍 조전리 경부고속도 하행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경주시 건천읍 조전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기점 3백48.5㎞지점)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거의 매일 달리는 차량이 중앙분리대에 충돌하거나 길 옆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들 사이에 '공포의 구간' 으로 불리고 있다.

게다가 사고차량의 상당수가 고속도로 아래 조전리 마을 진입로 옆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추락사고 6건, 중앙분리대 충돌 등 모두 8건의 교통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 사고〓지난달 30일 밤 9시15분쯤 조전리 앞 고속도로 하행선(3백48.5㎞)에서 그레이스승합차(운전자 심해주.40)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3m 높이의 마을 입구 진입로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뒷자리에 타고 있던 심씨의 장모 김명순(64)씨가 숨지고 심씨가 다쳤다. 같은달 15일 오전 7시50분쯤엔 김진영(35)씨가 몰던 SM5승용차가 같은 곳으로 떨어져 함께 타고 있던 오형직(34)씨가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31일 오전 6시쯤엔 마르샤승용차(운전자 양경준)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추락하는 등 이날 하룻동안 승용차 4대가 이곳에 떨어져 운전자와 탑승객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 현장〓사고구간은 3백48.3~3백48.9㎞ 사이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3백48.5㎞지점인 조전리 입구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고현장에는 유리조각과 부서진 자동차 범퍼.방석.전조등 조각 등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도로변 언덕에는 차량들이 떨어지면서 흙이 패인 자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또 갓길 옆 콘크리트 턱과 중앙분리대는 추락차량들에 긁혀 있다.

주민 박달환(朴達煥.60)씨는 "비만 오면 어김없이 교통사고가 난다" 며 "차량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 고 말했다.

◇ 문제점.대책〓이 구간은 비가올 때 물이 잘 빠지도록 도로 중앙이 높게 만들어져 있지만 배수구는 갓길 2백m 구간마다 하나씩 설치돼 있다. 비가 쏟아지면 갓길 턱(높이 15㎝ 너비 20㎝)에 물이 고이면서 도로에도 물이 찬다는 것이다.

사고 운전자들은 "사고 지점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차량이 미끄러져 핸들조작도 못할 정도였다" 고 말해 '수막현상' 에 의한 사고가능성을 지적했다. 갓길 턱만 있고 가드레일이 없는 것도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거쳐 곧 대책을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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